바른미래, 공천 둘러싸고 기싸움
안철수계 孫밀고 유승민계 박종진
“송파을이 진짜 시한포탄” 파열음
6ㆍ13 재보선 공천을 놓고 벌어지는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측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측의 내부갈등이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 재보선 투입론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제2의 안풍(安風)’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이 저조한 가운데, 바른미래당의 집안싸움 과정에서 손학규 등판론이 현실화할지 서울 송파을 판도와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성사되면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자유한국당 배현진 후보와 빅매치가 이뤄진다.
서울 노원병 공천을 놓고 유 공동대표 측과 안 후보 측으로 나뉘어 기싸움을 벌였던 바른미래당이 이번엔 송파을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박종진 전 앵커를 후보로 보내야 한다는 유 공동대표 측과 손학규 영입위원장의 전략공천을 원하는 안 후보 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끝장대치로 비화하는 상황이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노원병 공천을 신청한 안 후보의 측근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지난 6일 예비후보직을 자진 사퇴하면서 내분이 봉합되는 듯했다.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노원병 공동지역위원장만 남게 돼 자연스럽게 그가 공천받을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보가 이 위원장 한 명 뿐인 상황에서 당 공천관리위원 10명 중 5명이 “자격미달”을 이유로 다시 공천을 반대해 후보 확정이 미뤄지고 있다.
송파을 상황도 비슷하다. 이 지역엔 박종진 전 앵커와 송동섭 변호사, 이태우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등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지만 공관위는 경선을 통해 이들중 후보를 정할지, 전략공천으로 갈지 아직도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당 관계자는 “노원병의 경우 후보가 한 명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공천 확정을 안 하고 몽니를 부리는 건 결국 ‘노원병을 내줬으니 송파을은 양보하라’는 뜻 아니겠느냐”라며 “송파을이 진짜 시한폭탄인 셈”이라고 했다.
현재 안 후보 측 공관위원들은 송파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돌린 뒤 손 위원장을 공천하는 방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 이후 바른미래당의 존립까지 생각한다면 3위가 예상되는 후보를 낼 수는 없다”며 “일부 공관위원들이 끝까지 경선을 주장할 경우 아예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배수진을 쳤다.
하지만 당의 결정과 별개로 손 위원장이 출마 결단을 내릴지는 불투명하다. 손 위원장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물은 일부 당 관계자들에게도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당선 가능성이 결코 작지 않은 데다, 유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나서서 설득한다면 선당후사의 각오로 출마 결심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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