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로켓 '딱 46초' 빨리 꺼진 이유 찾았다…"고정장치 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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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2.29.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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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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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장치 풀려 3단 산화제탱크 압력 저하
로켓 추동력 잃어, 위성모사체 궤도안착 실패]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국산 로켓 누리호(KSLV-II)가 지난 10월 고도 700㎞까지 도달하고도,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한 원인은 3단 산화제탱크 내부 고정장치가 풀렸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탱크 고정장치가 풀려 3단 산화제탱크 압력 저하와 산화제 누설로 이어졌으며, 결과적으로 막판 로켓이 날아가는 힘을 잃게 됐다.

최환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부원장은 29일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누리호의 3단 산화제탱크 내부에 장착된 헬륨탱크의 고정장치 설계가 부력 증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 시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부력이 상승할 때 고정장치가 풀려 헬륨이 누설됐다"며 "결과적으로 산화제탱크의 균열을 발생시켰고, 산화제 양이 감소하며 3단 엔진이 조기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3단 로켓으로 고도 700㎞까지 로켓을 보내고도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해 '미완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았다. 발사 당시 1·2·3단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로켓에 싣고 있던 1.5t급 위성 모사체 분리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3단 장착 7t급 액체엔진이 목표 연소시간 521초를 채우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된 바 있다.


2600개 데이터 '숨은 그림 찾기'…원인 찾았다


항우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10월 말 항우연 연구진 6인과 외부 로켓 전문가 6인으로 한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원인 분석을 위해 총 5회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원인 규명은 비행 중 획득한 2600여개 '텔레메트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텔레메트리 데이터란 로켓이 발사되고 수신 장치에 전송하는 자료를 일컫는다.

조사위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발사 36초 이후 특이 진동이 계측됐다. 이때부터 헬륨탱크에서 헬륨 누설이 시작됐고, 산화제탱크 이상이 생겼다. 이로 인해 발사 115초 이후에는 헬륨탱크 압력이 하강하고, 산화제탱크 기체 압력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세부적인 개선방안이 또 도출됐지만, 현재까지 크게 다른 문제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술적인 보완은 헬륨탱크 고정부와 산화제탱크의 구조를 강화하는 것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정책관은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는 현재로선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사업추진위원회와 국가우주실무위원회를 통해 기술적 조치에 따른 향후 추진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내년 5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 규명된 원인 보완 과정에 따라 발사는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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