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억 기부받아 산 '위안부 쉼터' 펜션처럼 사용하다 돌연 반값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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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5.17. 오후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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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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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받아 산 '평화와 치유의 집'
7년 동안 할머니들은 살지않고 윤미향 부친이 혼자 거주·관리
주민 "젊은이들 고기굽고 술판"… 수련회 등 펜션 영업한 의혹도


15일 경기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곳은 지난 2013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매입했다. 주민들은 “할머니들은 최근 1년 이상 온 적이 없다” “젊은 사람들이 와서 술 먹고 놀다 갔다”고 증언했다. /TV조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 전신)가 2012년 지정 기부금으로 매입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펜션처럼 사용해온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정대협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 중 7억5000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토지 242평과 건물을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매입했다. 그러나 이 쉼터엔 지난 7년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한 적이 없고,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의 부친이 혼자 거주하며 관리해왔다고 쉼터 근처 동네 주민들이 말했다.

지난 2017년 윤미향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가 정의기억재단 활동가들과 함께 위안부 할머니 쉼터에서 워크숍을 가진 뒤 찍은 사진. /윤 전 대표 페이스북


2016년 5월에는 이곳에서 워크숍을 한 뒤 술자리를 가졌다. /윤 전 대표 페이스북


지난 2016년 7월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안성 펜션 다녀왔어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엔 이곳이 '안성 펜션' 이라고 지칭돼있다. 글쓴이는 '위안부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여진다나봐요'라고 적었다.
/온라인 캡처


이 글에서 글쓴이는 마당에서 바베큐를 해 먹었다고 썼다. 야외 잔디밭을 비롯한 쉼터 전체는 윤미향 전 대표의 부친이 관리해왔다. /온라인 캡처


고기를 굽기 위해 숯을 올렸다고 적었다. /온라인 캡처


삼겹살을 올린 사진. /온라인 캡처


글쓴이는 펜션이라기보다는 주거공간 같다고 적었다. 정대협은 2012년 할머니들의 쉼터로 쓰겠다며 이곳을 매입했다. /온라인 캡처


안성시청 관계자와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은 2013년 문을 연 이후 줄곧 윤 당선인 부친 윤모씨가 혼자 지켰다. 동네 이장 강모씨는 "할머니들은 1년에 한두 번 와서 쉬었는데 최근 1년 이상은 한 번도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청 관계자는 "윤○○씨라는 분이 처음부터 해당 시설에서 거의 상주했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 주인 김모(58)씨는 "관리인 윤씨는 쉼터가 생긴 직후부터 시설 내부에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 놓고 살다가 지난달 집이 팔리며 퇴거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관리인 윤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수원에 있는 딸 집에 간다'며 외출하곤 했다"고 전했다. 수원은 윤미향 전 대표 주소지다.

한 주민은 "평화의 집이라고 해놓고서 젊은 사람들이 애들 데리고 와서 술 먹고 고기 먹으며 놀다 간 적이 자주 있었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이 쉼터를 펜션처럼 운영한 의혹이 있다. 윤 전 대표는 2016년 5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쉼터에서 술자리를 갖는 사진을 올리고 '오늘 밤만은 회의는 내려놓고 이대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자'고 썼다. 또 수원여성회는 2017년 9월 이곳에서 1박2일 수련회를 가졌다. 지난해 8월에는 민중당 김은진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경기주권연대 출범식이 열렸다.

특히 한 포털 블로그에는 '안성 펜션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인다나 봐요'라며 이 쉼터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는 펜션의 위치를 묻는 댓글이 달렸는데 글쓴이가 윤 전 대표의 휴대전화 번호와 펜션의 주소를 답글로 달았다.

본지는 윤 전 대표에게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이 없었다. 정의연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16일까지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했다.

[박상현 기자]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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