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MZ 세대 중심의 '조각투자' 열풍은 부동산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이나 일부 자산가들의 투자처로만 여겨졌던 고층 빌딩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늘어나면서다. 이들 개인 투자자들이 택한 방식이 조각투자다. 개인이 구매하기 어려운 고층 빌딩 등 부동산을 다수의 구매자가 공동 투자해 소유권을 나눠갖고, 발생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가 부동산 조각투자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증권(DABS) 거래 플랫폼 카사가 국내에 오픈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부동산 수익 지분권인 DABS의 개인 거래가 가능하고, 투자 대상의 시세차익과 배당 등을 통한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카사의 가장 큰 장점은 5000원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카사가 1호 상장 건물로 진행한 역삼 런던빌 공모에는 7000명 가량이 몰리며 완판을 기록했다. 이 빌딩 공모 총액은 101억8000만원으로, 총 203만6000DABS가 발행됐다. 카사에 따르면 역삼 런덜빌 공모에 20~30대 투자자가 54%를 차지했고, 그 중에선 30% 가량이 30대로 집계됐다.
카사 관계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부동산 투자 플랫폼이 생기면서 젊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부동산 소유권 거래 시장도 향후 확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카사는 이달 중 강남권역에 위치한 2호 건물의 상장을 준비 중이며, 연내 3호 상장까지 계획하고 있다. 또 세종텔레콤은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중심의 부동산 집합투자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통적인 부동산 공동 투자 방식인 리츠(REITs·부공산투자회사) 거래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선 10여 개 종목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과 같은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가능한 상장리츠는 지난해 13개로, 신규로 6개가 상장됐다. 연간 거래규모도 2015년 905억원에서 지난해 4조442억원으로 45배 가까이 확대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 투자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상장리츠 13개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5.5%에 달한다. 작년 12년말 기준 2~3년 미만 정기예금 연 이자수익률은 1.20%, 회사채(3년 AA- 기준) 수익률도 2.13%에 그쳤다. 업계에선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 과열이 일부 리츠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리츠협회 관계자는 "2014년 이전까지는 오피스 위주의 투자가 이뤄졌지만, 최근 몇년 새 주택 투자 리츠가 늘면서 전체 리츠의 50% 를 주택 리츠가 차지하고 있다"며 "또 상장리츠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소액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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