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주세요"…'14년 시차' 노무현 봉하마을과 문재인 평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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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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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였던 두 전직 대통령, 퇴임 후 지방으로 귀향…시골마을 유명세 닮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구경
(양산=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3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맞은편 길가에 많은 사람이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바라보고 있다. 2022.5.13 image@yna.co.kr


(양산=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대통령님, 나와주세요", "이번 주 등산", "봉하막걸리 한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 평산마을로 귀향한 지난 10일, 사저로 들어간 그가 다시 나오기를 기다리며 지지자들이 멀리서나마 외친 함성이다.

지지자 수백여 명은 문 전 대통령 내외가 손을 흔들며 사저 안으로 들어간 한참 후에도 돌아가지 않았다.

"대통령님, 나와주세요"는 14년 전, 2008년 2월 고향 봉하마을로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려고 사저 앞에서 기다린 시민들이 외친 함성과 똑같다.

"이번 주 등산"은 등산을 좋아하는 문 전 대통령이 사저 바로 뒤 영축산(영취산) 등 '영남 알프스'(경남 밀양시·양산시, 울산시에 걸친 높이 1천m 이상 고산지역)를 오르내리며 자연인으로서 삶을 곧 시작하기를 바라는 말로 보인다.

봉하막걸리는 노 전 대통령 귀향 후 고향 봉하마을 주민들이 수확한 쌀로 빚은 막걸리다.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으로 불린 두 전직 대통령을 봉하막걸리로 연결했다.

평산마을회관서 인사말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회관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2.5.10 [공동취재] image@yna.co.kr


14일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로 귀향해 첫 주말을 맞았다.

양산시는 부산과 울산이라는 두 광역시 사이에 있는 도시다.

문 전 대통령 귀향과 함께 양산시는 요즘 노 전 대통령 고향 김해시 못잖은 유명세를 치른다.

문 전 대통령에게 양산시는 태어난 곳 경남 거제시, 노 전 대통령과 변호사로 활동한 부산시와 함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문 전 대통령은 2009년 초 참여정부 청와대 근무 후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 전까지 부산 변호사 사무실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양산시 매곡동에 살았다.

선친(1978년 작고)과 문 전 대통령 재임 중 별세한 모친 강한옥 여사가 함께 잠든 천주교 부산교구 하늘공원도 평산마을과 가까운 양산시 상북면에 있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귀향 3일만인 지난 12일 첫 외출로 부모님 묘소에 들려 귀향 인사를 올렸다.

부모님 묘소 참배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천주교 부산교구 하늘공원에 위치한 부모님 묘소에서 참배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이날 오후 7시 8분께 '문재인 전 대통령[평산마을 비서실입니다]이라는 제목으로 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라온 것이다.
게시글에는 "오늘은 내외분께서 평산마을에 오시고 첫 외출을 한 날입니다."고 작성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image@yna.co.kr


전직 대통령의 귀향이 45가구, 주민 100여 명이 사는 조그만 동네, 평산마을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을 리 없다.

평산마을은 문 전 대통령 귀향 후 시끌벅적해졌다.

사저 앞 마을버스가 지나는 도로엔 낮 동안 차량이 꼬리를 물 정도로 시민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여기에 1인 시위에다 문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단체가 밤낮없이 인터넷 방송, 확성기·스피커를 이용한 집회를 해 야간 집회를 금해달라는 진정서, 탄원서를 주민들이 경찰에 낼 정도로 동네가 어수선하다.

노 전 대통령 귀향 초기 봉하마을 주민들이 겪었던 일상의 변화를 14년 뒤 평산마을 주민들이 겪는 중이다.

평산마을 한 주민은 "주민 불편은 문 전 대통령 귀향 초기, 얼마간 겪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평온을 되찾은 봉하마을처럼 우리마을도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김해 봉하마을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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