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갈수록 이스라엘에 비판적…정치권과는 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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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12.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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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 동정적이었던 미국인들의 일반 여론이 근래 갈수록 비판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냐민네타냐후 총리의 우익정권이 팔레스타인 점령지 정착촌 확대 등 강경책을 구사하면서 비판여론이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1일 메릴랜드대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 변화를 전하면서 일반 국민의 인식 변화와 달리 의회 등 정치권은 여전히 이스라엘에 편향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템플대 교수인 마크 라몬트 힐이 최근 유엔에서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가 CNN 객원 논평가 직에서 해촉됐으나 힐의 견해가 미국인들 사이에 광범위한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FP는 전했다.

메릴랜드대 위촉으로 시장조사기관 닐슨 스카보로가 지난 9-10월 간 미국 내 표본 응답자 2천3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바람직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해결방안으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동등한 시민권을 갖는 1국 해결안과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을 세우는 2국 해결안이 거의 비슷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대사관 예루살렘서 개관…팔레스타인 시위대 52명 사망(예루살렘 EPA=연합뉴스)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 개관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큰 딸 이방카 트럼프(중앙)가 지난 5월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대사관 현판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단행된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큰 반발을 불렀다.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5만여명이 미국대사관 이전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한 52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l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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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35%는 1국 안을 지지했고 36%는 2국 안을 지지했다. 11%는 현재 이스라엘에 의한 점령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지지했고 8%는 동등한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팔레스타인 영토를 병합하는 안을 지지했다.

특히 18~34세 층에서 1국 안은 42%의 지지를 얻었다.

또 2국 안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대다수는 만약 2국 안이 불가능해질 경우 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이 동등한 시민권을 갖는 1국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11월 실시한 동일한 설문 조사에서는 2국 해결방안을 지지한 응답자 가운데 55%가 만약 2국 해결안이 불가능할 경우 1국 안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64%가 역시 2국 해결안이 불가능할 경우 '민주주의 이스라엘'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동등한 시민권을 갖는 1국 안을 선호한다는 것으로 유대 국가로서 정체성보다 팔레스타인인이 유대인과 동등한 권리를 갖는 단일 민주주의 체제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많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 그리고 많은 중동 전문가들 역시 이스라엘 정착촌이 이미 요르단강 서안 지역으로 깊숙이 확대한 상황에서 2국 해결안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당수 미국인은 이스라엘 정착촌이 계속 요르단강 서안 지역으로 확대할 경우 이스라엘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거나 보다 중대한 조처를 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원 가운데 56%를 포함해 응답자의 40%가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주당을 포함한 미 상원의원들이 점령지와 이스라엘 영토 내 정착촌을 구분하지 않은 채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에 대한 국제사회의 보이콧 움직임을 불법, 범죄화하려는 움직임과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미국 정치와 정책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인식도 미국인들 사이에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8%(민주당원 55%, 35세 이하 44%)가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정부에 과도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48%는 적정한 수준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조사에 참여한 115명의 유대인 응답자 가운데 37%가 이스라엘이 과도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답변해 일반 미국인들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 점이 주목됐다.

FP는 미국인의 이러한 인식에 대해 미국 내 반유대주의나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 증가로 볼 수 없으며 이는 인권과 국제법을 강조하는 원칙적인 세계관에 기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의 증가는 아니며 이스라엘의 정책에 대한 분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현 이스라엘 우익정부가 지향하는 가치관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원 사이에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원 가운데 57%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원 82%는 어느 편도 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원 가운데 8%는 팔레스타인 편을, 7%는 이스라엘 편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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