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의원 “일개 의사가…혹독한 대가” 정신병원 취소 압박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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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19. 오후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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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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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지역구 오산 주민들 설립 반발
ㆍ공청회서 “소송 땐 삼대 고통”
ㆍ의사협회 ‘발끈’ 국회 1인 시위



최근 경기 오산시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병상을 갖춘 병원 설립을 앞두고 여당 국회의원이 해당 병원 관계자에게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등 도를 넘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의사협회는 이 같은 발언에 항의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19일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오산시가 지역구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지난 17일 해당 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과 공청회를 갖고 병원 측을 향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안 의원은 “(만약 병원 개설을 취소했는데 소송을 걸면) 그 병원장은 일개 의사로서,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일개 의사 한 명이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와 오산시를 상대로 이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여러분들이 겪었던 고통, 분노 (등을) 다 합치면? 그 병원장은 삼대에 걸쳐가지고 자기 재산 다 털어놔야 된다”며 “소송하라고 해라. 그 대가를 치르게 해드리겠다”고도 했다.

앞서 오산시에서는 세교신도시 아파트 단지 근처에 126개의 정신과 병상을 갖춘 병원이 설립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나왔다. 지역 주민들은 오산시가 해당 병원을 13일 만에 부실하게 인가해줬다며 비판했고, 보건복지부도 병원의 전문의 수가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 뒤 오산시는 병원 허가를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과 폐쇄병동은 그간 꾸준히 늘어났으나 최근에는 수익성이 떨어지며 그 수가 줄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병상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선 가뜩이나 설 자리가 없는 정신의료기관이 지역 주민의 혐오로 설립이 아예 봉쇄되면, 정신질환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안민석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이날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병원 개설을 취소하기 위해 정부에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면 법적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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