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편의점 맥주시장은 수입맥주와 국내 수제맥주의 비율이 9:1을 차지할 정도로 수입맥주가 절대적 인기를 구가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를 거쳐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국내 수제맥주와 수입맥주가 5:5로 시장을 분할했다. 업계는 올해는 국내 수제맥주의 인기가 수입맥주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부터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수입맥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일본 맥주의 인기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수입 맥주의 성장세가 꺾였고, 그 자리를 서서히 국내 수제맥주가 차지하게 됐다. 실제 CU의 국산 수제 맥주의 매출 신장률은 일본산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 7월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9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배 높을 정도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 맥주 시장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맥주 수입액은 2018년 3억968만 달러를 정점으로 이후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는 1~11월 기준 2억447만달러(약 2439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물류대란 영향에 따른 운임 상승 탓이다. 코로나19로 중국 당국이 통제 정책을 펴 중국 수출·물류의 중심지인 주요 항만의 운영이 중단된 데다가 미국 서안 항만 적체 현상, 미국과 영국 등 트럭 운전사 부족에 따른 내륙 운송 지체 등이 모두 겹치면서다. 하이네켄코리아 측도 가격 인상에 대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운임 상승 영향 등으로 행사 가격을 조정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국내 수제맥주는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상승했다. 기존에 국내 수제맥주는 '4캔 1만원 행사'에서 볼 수 없었다. 개별 캔을 4000원 내외 가격에 구매해야하고 프로모션에서도 제외되니 수입맥주에 비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크게 밀렸다. 하지만 2020년 1월부로 세금 체계가 종가세(제조 단가에 매기는 세금)에서 종량세(생산량 기준)로 바뀌어 세금 부담 덜면서 원가가 낮아졌고 프로모션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맥주의 원가에 세금이 매겨지던 종가세 체제 아래서는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낮추는 대기업 맥주에 비해 생산원가가 높은 수제맥주가 불리했다. 하지만 어느 맥주에나 리터당 세금이 고르게 매겨지는 종량세로 바뀌면서 수제맥주의 가격이 20~30% 가량 인하가 가능해진 것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수제맥주를 찾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 각 편의점별로 자체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출시 수제맥주를 만들어 모객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