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 방에 있었다”는 그 남자, 취중진담?…경찰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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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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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에서 뒷자리 남성분들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n번방에 가담했다는 말을 들어 문자 드립니다."

지난 3월 27일 오후 10시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김 모 씨의 귀에 한 남성이 자신이 'n번방'에 있었다며 친구들에게 자랑하듯 하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김 씨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남성들의 대화 내용을 촬영해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렸고, 김 씨의 친구는 위와 같은 문자를 경찰에 보내 신고했습니다.

김 씨가 올린 영상을 보면, 영상 속 한 남성이 "아무도 몰라"라고 말하자, 그의 친구들이 "괜찮아"라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주변에 한 명은 있을 줄 알았는데, 쟤일 줄 알았다."라며 말하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김 씨는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피해자가 다 동의해서 찍은 거라는 말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의 친구가 문자로 경찰에 신고한 지 10분 뒤에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고 김 씨는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남성 일행이 떠난 뒤였습니다. KBS와의 통화에서 김 씨는 당시 경찰에게 "남성의 인상착의와 함께 남성 일행이 떠난 시간을 설명했고, 그 일행이 카드를 긁었으니 확인해보라고도 말했다."라며 "당시 술집에 있던 다른 손님도 문제의 발언을 들었다."고 증언해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약 한 달 후인 어제(26일) 김 씨는 "사건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봤는데, 인상착의를 토대로 추적했으나 용의자를 찾지 못하고 종결됐다고 들었다."라고 는 내용의 영상을 게시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라며 "증거를 다 갖고 있는데도 허위 신고한 사람처럼 되어버릴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신고를 받고 홍제파출소에서 출동했지만 남성 일행이 현장을 떠난 뒤였고, 구체적인 물증이 없어 남성을 찾지 못해 현장 종결 처리됐다."라며 "술에 취해 한 말이라고 생각해 카드 내역 조회나 CCTV 확인 등 강제 수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홍제동을 관할하는 서대문 경찰서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추가 수사를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늦게나마 당시 출동했던 파출소에서 내용을 인계받아 사이버수사팀에서 수사에 착수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당시 남성 일행의 카드 결제 내역 등을 통해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등 용의자를 특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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