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주진모씨,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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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1.13. 오후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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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배우 주진모의 SNS 대화 속 음담패설 및 여성 품평, 사진 유출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주진모는 최근 온라인에 유포된 해당 메시지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는 지난 10일 공식 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 “당신(주진모)의 카카오톡 내역이 해킹돼 인터넷상에 공개됐다”고 입을 열었다.

한사성은 “공개된 카톡 내용엔 사석에서 주진모씨와 배우 ㄱ씨가 연예인 지망생 등을 대상으로 갑질 성매매를 하는 정황, 여성의 얼굴과 몸에 대해 구체적으로 품평하는 모습, 음담패설, 비동의 유출로 추정되는 촬영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들은 가수 정준영 사건이나, 각 대학의 단톡방 성폭력 사건 등의 전신이자 맥락이었고, 그들이 그렇게 해도 되는 세상을 만든 직접적 요인이다”라고 일침했다.

한사성은 “당신들은 ‘잘나가는 성인 미혼 남자가 여자 좀 만날 수 있지’라고 이야기하며 ‘사생활 유출을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고 대변한다”면서 “이는 여성을 향한 각종 품평질과 성 착취 문화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주진모씨, 세상이 바뀌었다”며 “이런 사생활은 용인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당신들이 누려온 더러운 성 착취 문화와 그것을 가능케 한 젠더권력은 당신의 지위와 함께 해체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신의 소속사는 유포에 강경대응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던데, 이는 정준영씨, 승리씨 등도 모두 했던 말들이다”라며 “여성들 역시 강경대응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배우 주진모와 동료 연예인 ㄱ씨의 대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공개됐다. 이 게시물에는 주진모와 ㄱ씨로 추정되는 두 인물의 문자메시지 뿐 아니라 이들이 공유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들의 사진이 포함됐다.

이에 주진모 소속사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최근 주진모의 개인 핸드폰이 해킹된 것을 확인했다”며 “유포된 정황을 포함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고 강경한 법적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공식 SNS 전문>

주진모씨, 안녕하세요. 편안한 저녁 보내고 계시는지요? 1월 10일 오늘, 남배우 장동건씨와 당신의 카톡 내역이 해킹되어 넷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상당한 분량이었습니다만 내용이 충격적인 만큼 캡쳐본들은 순식간에 퍼져나갔습니다.

공개된 카톡의 내용에는 사석에서 주진모씨와 장동건씨가 연예인 지망생 등을 대상으로 갑질 성매매를 하는 정황, 여성을 ‘애들’ 따위로 부르며 얼굴과 몸에 대해 구체적으로 품평하는 모습, 음담패설, 비동의 유출로 추정되는 촬영물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장동건씨는 당시 부인이 임신 중인 상황이셨군요.

그러나 “얘들 쇄뇌시켜놓구(애들 세뇌시켜 놓고)”처럼 나이가 물씬 느껴지는 표현을 제외하면, 사실 당신들의 대화는 우리에게 그리 낯선 것이 아닙니다.

혹시 작년 뉴스에 여러번 오르내렸던 ‘정준영’이라는 후배를 알고 계십니까? 몇 년째, 몇 번이나 공론화되고 있는 각 대학의 단톡방 성폭력 사건들은요? 당신들은 그들의 전신이자 맥락이었고, 그들이 그렇게 해도 되는 세상을 만든 직접적인 요인입니다.

당신들이 만든 세상에서, 남자들은 ‘주진모는 당시 미혼이었는데 성인 남자가 여자 좀 만날 수 있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잘나가는 남자, 잘 노는 인싸들의 대화’이며, ‘털어서 안 걸릴 남자가 어디 있느냐, 남자들은 원래 다 저렇다’고 말합니다. 당신들은 ‘사생활 유출을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고 대변하기도 합니다.

여성을 향한 각종 품평질과 성 착취 문화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세상은 모두 당신의 남선배에게 물려받아 당신들이 살을 보태 당신의 후배들에게 물려준 것입니다.

주진모씨,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잘난 남성 탑배우니까 커리어에는 지장이 없으리라고 믿고 싶겠지만, 여자들은 더이상 그런 일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생활은 용인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누려온 더러운 성 착취 문화와 그것을 가능케 한 젠더권력은 당신의 지위와 함께 해체될 것입니다.

당신의 소속사는 유포에 강경대응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더군요. 정준영씨, 승리씨, 용준형씨 등도 모두 하셨던 말씀들입니다만 부디 잘 처리되길 바랍니다. 여성들 역시 강경대응할 예정입니다.

좋은 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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