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델·MS·구글·아마존·소니…IT공룡 `脫중국`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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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7.04. 오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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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 불확실성에
중국 내 생산비용 증가
동남아로 속속 이전 추진


'HP, 델, MS, 구글, 아마존, 소니, 닌텐도, 레노보, 에이서, 아수스….'

중국에서 생산기지를 빼서 동남아시아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거나 이미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 이름이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다 중국 내 생산비용 증가로 인해 글로벌 IT 기업들의 탈(脫)중국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충칭 등에서 노트북을 대량으로 제조하고 있는 HP와 델컴퓨터 같은 경우 생산량의 30%가량을 중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제조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델은 이미 대만, 베트남, 필리핀에서 노트북 초동 생산 작업을 진행 중이라 '탈중국'을 코앞에 두고 있다. HP의 경우 충칭에서 생산하던 노트북 물량을 2019년 1000만개 이하로 줄여 잡았는데, 이는 2017년 생산량의 절반에 불과한 것이라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보도했다.

중국을 떠나겠다는 IT 업종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X-Box), 소니(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닌텐도스위치) 등 게임 단말기를 제조하는 회사들과 아마존(에코, 킨들), 구글(네스트) 등 스마트홈 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들도 중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아마존은 베트남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중국계 회사로 분류되는 레노보와 대만계 회사인 아수스, 에이서 등도 탈중국 계획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다. 가장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애플도 스마트폰 생산량의 30%가량을 중국에서 빼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보도했다.

특히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일종의 휴전협정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엑소더스는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잠시 휴전일 뿐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IT 기업은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공급 비중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관세가 높아진다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무역갈등 이전에 중국 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이들 기업에는 부담이다.

한때 중국은 글로벌 관세장벽 철폐와 저렴한 인건비, 수준 높은 공장 제조능력 등으로 '세계의 공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91년에서 2017년까지 중국의 수출입 금액은 136배 성장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구조적 변화로 그 지위가 크게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거대한 경제적 구조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IT 기업들의 탈중국화까지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것 자체로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리콘앵글의 마이크 휘틀리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빠져나간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여전히 이들 기업은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저렴한 노동비용으로 생산을 이뤄낼 수 있는 곳들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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