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 압박하는 사립유치원들, 개선 약속은 ‘차일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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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09.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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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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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 사립유치원 사태 한 달
경기도 화성시 동탄지역 유치원 학부모 모임인 동탄유치원사태비상대책위원회가 8일 경기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유치원들의 ‘처음학교로’ 도입과 2019년 입학일정 공지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관련 가장 큰 홍역을 치른 경기도 동탄 지역 학부모들이 유치원의 ‘꼼수 행태’에 대해 다시 성토하고 나섰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 초기 유치원 측이 내놓은 약속이 유야무야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치원들이 약속 이행에는 미적지근한 태도로 일관하고, 되레 공공연하게 폐원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설명회 일정을 미루며 학부모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동탄비리유치원사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8일 경기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 측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분노했다. 동탄의 A유치원 한 학부모는 “급식 모니터링을 철저히 받는다고 약속해 놓고 이제 와 유치원이 일방적으로 정한 날짜에 학부모를 받는 식으로 실시 중”이라면서 “다 준비해놓고 모니터링을 받겠다는데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설립자 아들의 월급 환수 내역이나 환수금 사용계획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라며 “간담회를 다시 열어달라는 요구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유치원은 설립자의 아들을 원장으로, 남편을 행정실장으로 고용해 매월 수천만원씩 월급을 지급해 학부모들의 분노를 샀었다.

또 다른 대형유치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급식 등에 문제가 발생했던 B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의 식자재업체 공개 요구에 “선정을 고민 중”이라고만 답한 뒤 한 달이 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급식 사진을 찍어 올린다고도 약속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학부모운영위원 선출도 공지 하루 만에 졸속 진행하는 등 정관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같은 지역 C유치원 학부모는 “여론 비난이 쏟아질 때는 학부모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듯했지만 이제는 원장끼리 입이라도 맞춘 듯 폐원 가능성만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유치원은 학부모들이 정부의 유치원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 도입을 요구했지만 ‘당장 답할 수 없다’고만 대응해 왔다.

비대위에 따르면 전날까지 동탄 지역 유치원 49곳 중 9군데만 유치원 모집 설명회 일정 등을 밝혔다. 한 학부모는 “많은 유치원이 ‘처음학교로’ 과정이 끝나는 12월 이후로 일정을 미룬다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교육청이 더욱 강력하게 대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치원들의 무책임한 행태는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6일 기준 전국에서 38개 사립유치원이 폐원신청서를 내거나 학부모에게 폐원 안내를 하고 1곳은 원아 모집 중단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2일 이후 추가로 폐원 의사를 밝힌 유치원 10곳 중 3군데가 이번 비리 유치원 사태 때문에 폐원을 추진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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