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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1805년[순조(純祖)05]
저자 혜경궁 홍씨(惠慶宮洪氏)

1. 작가

혜경궁(惠慶宮) 홍씨(洪氏 : 1735~1815)
조선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思悼世子:莊祖)의 비(妃). 본관은 풍산. 혜경궁홍씨(惠慶宮洪氏)로 알려져 있다. 영의정 홍봉한(洪鳳漢)의 딸이며, 정조의 어머니이다. 1744년(영조 20) 세자빈에 책봉되었으나, 시파(時派)와 벽파(僻派)의 당쟁에 휘말려 1762년 남편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는 비운을 겪었다. 사도세자가 죽은 뒤 둘째 아들이 왕세손에 책봉되어 혜빈(惠嬪)의 호를 받았다. 1776년 정조가 즉위하자 궁호(宮號)가 혜경으로 올랐다.
환갑을 맞은 해(1795년)에 『한중록』을 썼는데, 이 작품은 남편의 참사를 중심으로 자신의 한 많은 일생을 회고하며, 자서전적인 사소설체(私小說體)로 기록한 것이다. 문장이 섬세하고 아담하여 『인현왕후전』과 아울러 궁중문학의 쌍벽으로 평가되고 있다. 1899년(광무3) 남편이 장조(莊祖)로 추존됨에 따라 경의왕후에 추존되었다.

2. 작품

현대역

그 날[영조 38년(1762) 5월 23일] 나를 덕성합[창경궁 안에 있던 전각 이름]으로 오라 하오시니, 그 때 오정 즈음이나 되는데, 홀연(忽然) 까치가 수(數)를 모르게 경춘전[창덕궁 안의 수령전 북쪽에 있는 내전]을 에워싸고 우니, 그는 어인 조짐이런고?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 때 세손[왕세자의 맏아들 여기서는 정조를 말함]이 환경전[창경궁의 경춘전 동쪽에 있던 전]에 계신지라, 내 마음이 급하여 허둥지둥하는 가운데, 세손 몸이 어찌 될 줄 몰라 그대로 내려가, 세손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놀라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으라 천만당부하고 어찌할 줄을 모르더니, 거동이 지체되어서 미시(未時)[오후1시~3시] 후나 휘령전[영조의 원비였던 정성왕후의 혼전 전호]으로 오시는 말이 있었다.
그리할 제, 소조(小朝)[왕세자로 여기서는 사도세자]에서 나를 덕성합으로 오라 재촉하오시기가 뵈오니, 그 장하신 기운과 풍부하고 호걸스러운 언사도 아니 겨오시고, 고개를 숙여 침사상량(沈思商量)하야 벽에 의지하야 앉아 겨오신데, 안색을 좋게 고치시어 불평한 기색을 감추시고 나를 보시더니, 응당 화증(火症)을 내오셔 오죽하지 아니하실 듯, 내 명이 그날 마치일 줄 스스로 염려하야 세손을 경계 부탁하고 왔더니. 말의 기운이 생각과 달리 날에게 말씀하시대, “아마도 이상하니, 자네는 좋이 살겠네. 나를 죽이려는 뜻이 무섭구려.”하시기 내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허황(虛荒)하야 손을 비비이고 앉았다.

… 생략 …

3. 특징

(1) 연대 : 작가의 회갑 때 친정 조카의 종용으로 1795년(정조19)~1805년(순조5)에 완성.
(2) 갈래 : 한글 수필, 궁정 수필, 수기형식의 자전적 회고 수필록.
(3) 문체 : 궁중의 비극적 사건을 극적이고, 서사적으로 그린 내간체 문장의 전형.
(4) 제재 : 사도세자의 죽음과 혜경궁 홍씨의 기구한 운명.
(5) 주제 : 남편이 뒤주 속에 갇히는 사도세자의 참변을 중심으로 한 파란만장한 인생 회고.
(6) 표현 : 우아하고 품위 있는 표현으로 전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또 비극적인 내용을 절실하고도 간곡한 묘사를 통해 형상화하여 한 편의 소설에 비길 만하다.
(7) 출전 : 필사본 『한중만록』.
(8) 참고 : 한문본도 전해지는데 「읍혈록(泣血錄)」이라 함.

4. 구성

작품 시기 내용 집필동기

작품1

61세

혜경궁 홍씨의 어린 시절과 세자빈이 된 이후 50년 간 궁궐에서 지낸 이야기를 하는데, 사도 세자의 비극은 말하지 않고 넘어간다. 전편 : 출생~9살ㆍ세자비 간택에 뽑힌 얘기, 가례(嘉禮), 궁중생활, 혈육지정, 임오화변(壬午禍變)까지 후편 : 갑신처분(甲申處分), 부친 홍봉한의 실각에서부터 친정의 피화(被禍), 정조와 같이 수원능행(水源陵幸)한 기쁨(→李義平의 『華城日記』), 친정 조카에 대한 기대와 경계.

회갑 때 친정 조카 홍수영의 요청으로 친정을 중심으로 기록해 준 것

작품2

67세

친정 쪽의 누명이 억울함을 말하는 내용, 특히 아우 홍낙임이 천주교도라 딱지 붙어 죽은 데에 대한 피맺힌 몸부림.

친정 몰락에 대한 자탄의 독백체로 기록한 것

작품3

68세

어린 손자 순조에게 보이고,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하여 친정이 입었던 화가 모두 무고임을 밝히기 위해 기록함.

순조에게 바치느라고 쓴 것

작품4

71세

비로소 사도 세자 참변의 진상이 기록되었다. 영조는 그가 사랑하던 화평 옹주의 죽음으로 세자에 무관심해지고, 그 사이 세자는 공부에 태만하고 무예 놀이를 즐기는가 하면, 서정(庶政)을 대리하게 하였으나 성격 차이로 부자 사이는 점점 더 벌어지게 된다. 마침내 세자는 부왕이 무서워 공포증과 강박증에 걸려 살인을 저지르고 방탕한 생활을 한다. 여기에 영조 38년(1762) 5월, 나경언(羅景彦)의 고변과 영빈의 종용으로 왕은 세자를 뒤주에 유폐시켜 9일 만에 절명하게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한 영조가 세자를 처분한 것은 만부득이한 일이었고, 뒤주의 착상은 영조 자신이 한 것이지 친정 아버지인 홍봉한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한다. 여기 실은 것은 사도 세자가 뒤주에 들어 절명하는 처분이 내리는 과정과, 그 이후 자신의 처지를 기록한 부분이다.

며느리 가순궁의 요청으로 순조에게 보이려고 쓴 것

5. 표현상의 특징

(1) 사실적인 입장에서 친정과 궁중에 대해 쓴 글로, 과장이나 가식이 없는 수필체의 글이다.
(2) 자신의 기구한 운명으로 말미암아 사실 그대로가 소설처럼 극적이고 입체적이어서 역사소설과 같은 흥미를 일으키는 글이다.
(3) 인생무상의 관조를 자아내게 되어 인생의 파노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글이다.

6. 의의

(1) 계축일기, 인현왕후전과 함께 3대 궁정 수필의 하나이다.
(2) 궁중 귀인의 고상하고도 우아한 표현, 절실하고 간곡한 묘사, 품위 있는 궁중 문학의 백미이다.
(3) 한글로 된 산문 문학으로서 국문학사상 귀중한 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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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어
한중만록(閑中漫錄), 읍혈록(泣血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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