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승부의 세계 속 허훈이 일깨워준 ‘스포츠맨십’

입력2022.04.01. 오전 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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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안양/장도연 인터넷기자] 치열한 승부 속에서 허훈의 스포츠맨십은 단연 빛났다.

수원 KT가 3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89-106으로 패배했다. KT는 연승 행진을 ‘7’에서 마감하며 35승 16패로 정규 리그 2위를 확정지었다.

KT로써는 아쉬움이 남는 패배였다. KT는 7연승의 기세를 앞세워 역전 1위라는 희망을 안고 잔여 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그렇지만 평일 백투백 경기를 소화하면서 체력적인 문제를 맞닥뜨리며 에너지 레벨에서 KGC에게 밀리고 말았다.

비록 KT의 연승은 끊겼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허훈의 스포츠맨십. 상황은 이랬다. 1쿼터 후반, KGC 오마리 스펠맨이 덩크슛을 꽂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무릎에 불편함을 느꼈고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경기는 그대로 흘러갔다. 이에 허훈이 2점슛 성공 후 일부러 파울을 범하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허훈의 행동이 더욱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팀 상황이 여유롭지 않았기 때문. 그 당시 KT는 팀파울에 걸려있어 상대에게 자유투 2구까지 내줬다. 무엇보다 17-25로 끌려가고 있었기에 허훈의 득점에 이어 수비까지 성공했더라면 KT가 흐름을 서서히 타는 기회가 됐을 수도 있다.

2021-2022 KBL 경기 규칙 제 19조 선수교체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에 따르면 양 팀 모두 볼이 데드가 되거나, 경기 시간 계시기가 멈추거나, 심판이 경기기록석에 보고를 마쳤을 때 선수교체가 진행될 수 있다. 이 규칙을 이날 상황에 적용해 보면 허훈이 파울을 범하면서 경기 시간 계시기가 멈췄기에 스펠맨의 교체도 가능했다.



이 상황을 인지한 KGC 장내 아나운서도 허훈의 스포츠맨십을 즉시 짚고 넘어갔다. 이에 양 팀 팬들 모두 허훈의 행동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서동철 감독도 “(허훈의 행동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경기 초반이기도 했고 특히 상대가 그런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상대편이지만 함께 코트를 누볐던 문성곤도 “너무 고마웠다. 심판 선생님들도 자의적으로 경기를 중단할 수 없었던 상황인데 (허)훈이가 먼저 파울로 끊어줘서 (오마리)스펠맨의 부상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훈이는 좋은 동생이자 친구이다. 훈이가 페어플레이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로서 고마움을 전했다.

프로는 승패를 갈라야 하는 냉정한 세계이지만 스포츠맨십이 바탕이 되지 못한다면 결과가 승리든 패배든 의미는 없다. 이러한 면을 고려했을 때 허훈의 상대를 배려한 페어플레이는 패배 속에서도 분명히 빛났다. 그리고 한 경기 한 경기가 전쟁과도 같은 플레이오프를 앞둔 시점에서 허훈이 보여준 스포츠맨십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고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사진_점프볼DB(유용우 기자)
안양/장도연 suyw0976@naver.com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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