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오세훈에 경고…"어렵게 잡은 집값 오를까 매우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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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15.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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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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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어렵게 안정세를 찾은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불안해질까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주택 공급은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불안 요인은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며 "특히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이익이 토지주(조합)에 과다하게 귀속될 수 있고 이러한 기대가 재건축 추진 단지와 그 주변 지역의 연쇄적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장 안정을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밀어붙일 경우 정부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읽힌다.

정부의 2·4 대책으로 잠시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이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들썩거리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취임 일주일 내로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지만 집값이 들썩거리자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집값 풍향계 역할을 하는 재건축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자칫 한순간에 자신을 시장으로 밀어 올린 '부동산 민심'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탕진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MBN 방송에 출연해 재건축 속도와 관련 "사실 일주일 내 시동을 걸겠다고 한 말은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계획위원회 개최나 시의회 조례 개정이 되려면 한두 달, 두세 달 걸리는 일"이라며 "요즘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과열되는 현상도 나타나서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 완화 절차에 시간이 필요한 데다 재건축 아파트의 최근 가격 급등세를 감안할 때 급하게 사업을 밀어붙이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35층 층고 제한이나 용적률 규제를 풀려면 도시계획위원회나 시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데 도시계획위원회의 인적 구성은 박원순 전 시장 쪽에 가까운 데다 서울시 의회는 여당이 장악하고 있다. 오 시장이 서두른다고 일이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세훈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최근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급등도 큰 부담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의 전용면적 99㎡ 아파트는 지난 1일 28억원에 매매돼 작년 11월의 26억원에 비해 2억원이 뛰었다.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앞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면적 160㎡는 지난 5일 54억3000만원에 팔렸는데, 같은 면적이 작년 12월 7일 42억5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11억8000만원이 치솟았다.

정부의 2·4대책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서울 집값이 10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15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값은 0.07% 상승해 지난주(0.05%)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재건축 주요 단지가 있는 노원구(0.09%→0.17%)는 2배 가까이 뛰었고 송파구(0.10%→0.12%), 강남·서초구(0.08%→0.10%), 양천구(0.07%→0.08%), 영등포구(0.04%→0.07%) 등도 상승 폭이 컸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큰 틀에서는 오 시장이 공약한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이 맞지만, 궤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한강 변 재건축을 서두를 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주도의 도심 재개발·재건축에서 민간의 영역을 확보하는 한편 강남보다는 강북부터 부작용을 줄여가면서 재건축 매듭을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홍남기(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3월 고용동향'을 주요 내용으로 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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