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국제조사팀,14일 중국 방문 예정…코로나19 기원 이번엔 밝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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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하는 국제조사팀이 이달 14일 중국에 도착한다. WHO는 지난해 2월과 7월 조사팀을 중국에 파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코로나19에 대해 많은 것이 알려진 만큼 이전보다 조사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한편에선 중국의 비협조적 태도로 조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1일 이신젱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부국장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WHO와 구체적인 조사 계획에 합의하고 중국 전문가들이 WHO 전문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WHO의 국제 조사팀이 중국 현지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WHO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현황 파악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조사팀을 구성했다. 2월 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조사팀은 코로나19가 확산한 중국 우한, 쓰촨, 광저우, 베이징 현지 곳곳의 병원, 교통시설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둘러봤다. 조사팀은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도 찾으려 했으나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사람에게 옮겨왔다고 추정하는 데 그쳤다.

WHO는 코로나19의 기원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하고 지난해 7월 WHO가 2명의 조사팀을 다시 중국에 보냈다. 그러나 이 조사팀은 우한을 방문하지 않고 베이징에만 머물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원을 밝히러 간 조사팀이 정작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한에 방문하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지자 "해당 조사는 후속 조사팀을 파견하기 위한 사전 작업단"이라고 해명했다.

사전 조사에도 불구하고 후속 조사팀의 파견은 계속 늦춰졌다. 지난해 10월 5일 진행된 WHO 코로나19 대책 회의에서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이 국제 조사팀원 후보 목록을 중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달 뒤인 지난해 12월에 WHO가 이달 초순 조사팀을 파견한다고 구체적인 파견 시기를 밝혔으나 중국의 동의가 미뤄지면서 이달 10일에서야 방문 허가가 났다.

WHO는 조사팀이 2주의 자가 격리 후 우한을 방문하는 등 바이러스의 출처와 사람에게 유입된 경로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조사팀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아 어떤 조사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사팀에 합류할 예정인 마리온 쿠프만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교수는 중국 국영방송 CGTN에 출연해 이번 임무에 대해 "앞으로 제기될 질문의 방향을 잡기 위해 지금까지 진행된 모든 작업을 정리하는 것으로 임무를 시작할 것"이라며 "대유행의 기원을 밝히는 것은 중국을 탓하는 것이라 생각지 않고 전 세계의 미래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중국 우한이 발원지가 아닐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CGTN의 진행자는 쿠프만스 교수와 인터뷰에서 중국 이전에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것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쿠프만스 교수는 "우한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이번 상황을 처음 알게 된 곳이자 대규모 발병이 일어난 곳"이라고 일축했다. 가디언은 "중국이 이번 사태에 다른 원인들을 제시하려는 시도를 보면 이번 조사에 어떻게 임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중국 현지 조사에 참여한 데일 피셔 WHO 글로벌 발병 대응 네트워크 회장은 이달 11일 로이터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이번 조사로 결론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치는 매우 낮다”고 말했다. 피셔 회장은 "다만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알게 된 정보를 토대로 어떤 자료를 수집해야 할지 잘 알고 있어서 이번 조사팀이 기원을 찾아낼 가능성은 1년 전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조승한 기자,이수훈 인턴기자 shinjsh@donga.com,so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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