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왜 빼앗나"…양대 노총 곳곳 '극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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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09. 오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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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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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

국내 양대 노총이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요즘 건설 현장에서 일감을 놓고 충돌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서로 자기네가 맡겠다는 건데 심지어 다른 노총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을 빼앗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남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일,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붉은색 머리띠를 한 남성 2명이 민주노총 승합차 위에 올라가 전선을 뜯어냅니다.

올라간 이들과 옆에서 환호하는 이들은 모두 한국노총 소속입니다.

"XXX들, 마…가! XXX야!"

공사장에 들어가겠다…못 들어간다…수십 명이 뒤엉키다 결국 멱살잡이가 벌어지고…

몸싸움 끝에 한 명은 발등이 골절됐습니다.

"(야! 이 X파리들아.) 뭐라고 했냐, XXX아."

이들이 싸우는 건 건설현장 일자리 때문.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측이 건설사를 압박해, 광주 일대 건설현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양용기/한국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조직차장]
"(민주노총 측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아니면 현장에서 근로를 할 수 없다고 건설사를 압박하기 때문에…한국노총 조합원을 고용할 경우에는 타 건설 현장을 멈추겠다(는 식으로 압박하죠.)"

민주노총 측은, 한노총 조합원 가운데 다른 지역 출신이 많아, 지역민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는 우려를 전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정양욱/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장]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자기 지역에서 일해라, 왜 남의 지역까지 와서 일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느냐, 이런 입장인 거죠."

문제는 양대 노총이 일자리 다툼을 벌이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

작년 말엔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한노총 조합원 3명이 45미터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이 두 달간 일해온 현장을 민주노총이 빼앗아 갔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조합원/지난해 12월]
"현장에서 쫓겨난 조합원들이 100% 복귀하는 게 첫 번째 바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두 번 다시 불법 태업, 건설사 압박, 이런 악습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게 두 번째이거든요."

중간에 낀 건설사는 죽을 맛입니다.

[대한건설협회 광주시회 관계자]
"타워크레인 같은 경우는 집회를 해서 타워가 멈춰버리면 일을 못하잖아요. (그러면) 공사기간이 연장되고, 연장에 따라 공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죠."

부족한 일감을 놓고 양대 노총이 전국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건설현장의 일자리 다툼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MBC뉴스 남궁욱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

남궁욱 기자 (wook@k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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