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달러 고갈 공포에… 유독 낙폭 큰 한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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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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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 코스닥 12% 대폭락… 시총 1000조 붕괴


1% 하락한 日증시와 대비… 환율 폭등 1300원선 눈앞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2만포인트 아래로 떨어지고, 4~5%대 낙폭을 기록한 유럽 주요국 등 글로벌 증시의 영향으로 1,500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연일 세계 금융시장을 전대미문의 대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18일 미국, 유럽 증시가 5% 이상 곤두박질친 데 이어 19일 코스피는 8% 넘는 폭락세를 기록하며 10년 8개월 만에 1,450선으로 추락했다.

특히 미국 달러화로 쏠리는 극단적인 ‘현금 확보’ 수요 속에 원ㆍ달러 환율은 1,300원선에 육박하며 11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일본(-1.04%)보다 훨씬 높았던 한국과 대만(-5.83%) 증시 하락폭은 신흥국의 달러 고갈 공포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국내 증시는 패닉 자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무려 133.56포인트(8.39%) 떨어진 1,457.64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이자, 종가로는 2009년 7월 17일(1,440.10)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1996년 시장 개장 이래 역대 최고 하락률인 11.71% 뒷걸음치며 428.35로 장을 마쳤다.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1년 10월 5일(421.13)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사 시가총액은 201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1,0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선 이달 들어 두 번째 동시 거래중단(서킷브레이커)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두 지수가 8% 이상 급락하자 이날 낮 12시 5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20분간 모든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양대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지난 13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최근 11거래일 동안 ‘순매도 행렬’ 중인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시장에서 6,166억원 어치 물량을 내던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조5000억원 달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00원에 육박(1,297.5원)한 끝에 전날보다 달러당 40.0원 치솟은 1,285.7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의 고점과 저점 차이(49.9원)는 2010년 5월 25일(53원)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였다.

극단적인 강 달러 현상에 안전자산 가격도 무색해졌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 금리는 전일보다 0.143%포인트 급등한 1.193%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1% 떨어진 1,477.90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지만 대만 자취안지수(-5.83%)를 제외하곤 한국보다 정도가 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0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98% 하락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보다 컸던 원화 변동성 때문에 일본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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