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사슴 안락사 시키게 만든, 美관광객의 쓸데없는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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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7.11.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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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나우뉴스]
사진=이미지베이스


멀쩡히 잘 뛰노는 국립공원의 아기사슴을 도와주겠다며 쓸데없이 구해줬다가 결국 안락사 시키는 상황에 이르게 한 관광객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미국 콜로라도주 라플라타 산맥을 찾은 관광객 2명은 숲속에서 한가로이 거닐고 있는 아기사슴을 발견했다. 어미로부터 버려졌다고 '착각'한 두 사람은 아기사슴을 자신들의 차에 태우고 약 48km 떨어진 작은 도시인 듀랑고의 동물보호소로 데려갔다. 하지만 그곳은 야생동물을 치료하거나 보호하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직원은 자연생태 담당 공무원에게 연락을 취한 뒤 결국 '가장 온정적인 방법'인 안락사를 결정하게 됐다.

콜로라도주 자연생태 담당 공무원인 르완도프스키는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어미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생후 1년도 되지 않는 아기사슴을 그냥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잔인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면서 불가피하게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지한 관광객들이 자연과 생명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미사슴은 때로 새끼들을 놔두고 먹이를 찾으러가기도 하지만 버리는 일은 거의 없다"면서 "사람들에 의해 한 번 서식지가 바뀌거나 하면 야생으로 돌아가 제대로 사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5월에도 미국 옐로스톤공원에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어린 송아지 한 마리를 한 남자가 아들과 함께 "너무 추워보인다"는 이유로 차에 태워 관리사무소로 데리고 온 일이 있었다. 당시 다시 무리로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거부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안락사시켜야 했다. 불과 한 달 남짓 사이에 비슷한 사고가 잇따라 벌어진 것이다.

르완도프스키는 "야생동물들은 사람의 손길 없이도 수천 년 동안 잘 지내왔고 앞으로도 잘 지낼 것"이라면서 "관광객으로서 하는 가장 바람직한 행동은 그냥 자연생태를 지켜보는 것, 그리고 그들의 삶과 매력을 즐기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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