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러 해킹 우려에 총선 투개표 전면 수작업으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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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3.06.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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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투표지 이어 개표도 일일이 손으로 확인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기술선진국인 네덜란드가 러시아의 해킹을 우려해 오는 15일 치러지는 총선 투개표를 전면 수작업으로 치른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유럽 전역에 확산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이번 총선의 개표 과정을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 전면 수작업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06년 선거결과에 대한 해킹 위험성 논란 끝에 전자 투표를 금지했으나 개표의 경우 컴퓨터 시스템이 계속 사용됐다.

지난해 미국 정부가 러시아 측의 해킹을 비난하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선거에서 컴퓨터 사용을 전면 포기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번 총선에서 개표로까지 수작업이 확대된 것이다.

폴리티코는 네덜란드의 이러한 조치가 올해 역시 선거에서 러시아의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보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나간 조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 네덜란드 1천300만 유권자들은 전국 9천여 투표소에서 필기도구를 이용해 종이 투표지에 기표하고 그 결과도 수작업으로 집계된다.

개표결과는 이전처럼 컴퓨터 플래시 장치 등을 통해 중앙으로 전송되는 대신 현장 관계자가 직접 수작업으로 개표결과를 확인해 지역 단위로 취합한 후 관계자가 직접 중앙본부가 위치한 헤이그로 가 서면으로 제출하게 된다.

따라서 전체 개표작업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미지수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06년 해킹 논란 이후 안전한 선거 시스템 개발에 노력해왔으나 아직 성공하지 못한 상태이다. 전자 투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면서 오히려 투표 방식이 이전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로날트 플라스테르크 내무장관은 수작업 선거에 대해 "오늘날 정치 환경에서 선거결과에 의혹이 남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일부 정당이나 학자들에 의해 해킹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고 이는 내내 선거결과에 의혹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자국민 승객들이 대거 희생된 후 러시아와 외교 마찰을 빚어왔고 이번 총선에서 러시아 측의 해킹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관리들은 이미 지난해 실시된 유럽연합(EU)-우크라이나 협력협정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러시아 측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네덜란드 유권자들은 EU-우크라이나 간 협력협정 추인을 거부했다.

네덜란드 관리들은 또 해킹 위험이 선거를 넘어 정치인들의 컴퓨터에까지 침투할 수 있고, 가짜뉴스가 미디어와 블로그 등에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초 롭 베르톨레 네덜란드정보국(AIVD) 국장은 정부기관에서 기밀문서를 절취하려는 수백 건의 러시아 측 공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15일 치러지는 네덜란드 총선 [EPA=연합뉴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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