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여행] 일년에 단 하루만 일반개방하는 문경 희양산 봉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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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5. 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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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사
경상북도 문경시 가은읍 원북길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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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엄마가 가고싶어한
문경 희양산 봉암사.
일년에 딱 하루, 부처님 오신 날만
일반인에게 절을 개방하는 곳인데
그만큼 사람 손이 덜 타서
엄청 멋지다고한다며
가고싶어하셨는데
올해 드디어 가게됐다.
작년부터인가 문경찻사발축제 기간에도
절을 개방하긴 한다는데
미리 인터넷 등으로 신청을 해야해서
아무나 갈 수 있는 날은
여전히 부처님 오신 날 뿐.
새벽부터 부산했던 그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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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사 개방시간은 아침 6시.
워낙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절 주차장은 버틸 수가 없어
마을입구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버스시간은 따로없고
사람이 차면 운행.

인터넷에서 알아본 정보로
차는 가은초등학교 희양분교에 세우라고.
내비게이션을 아예 이쪽으로 찍고 갔다.

작은 시골분교 운동장이 오늘의 임시 주차장.
우리가 도착했을 때가 6시 30분 경이었는데
벌써 경찰들이 나와서 안내 중이었다.

운동장에서 나와 셔틀버스 타러 가는 길.
봉암사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희양산.
이때만해도 사람들이 차를 타고
절쪽으로 가기에 우리도 대세에 동참해야하나
약간 고민이 됐다.

봉암사 가는 셔틀버스 2호차를 타고 출발.
세상에!
절로 향하는 길에 불법주차한 차들이 벌써 많아
셔틀버스도 느릿느릿.
셔틀버스 타고 가길 잘했다.

절 입구에서 우리를 내려준 버스.
이따 탈 때도 여기서 타면 된다.

봉암사를 향해 걸어가는 길.

전날 저녁에 이미 꽉 찬다는 봉암사 주차장.

25분쯤 걸려 드디어 봉암사 도착!

어머낫! 이게 뭔 줄?
아침공양을 기다리는 줄이란다!
얼른 가서 줄부터 서고.

휴대폰을 보니
전화 수신이 안 된다.
으어~ 내가 이런 곳에 와있다니!

점점 줄어드는 줄에 따라
보이는 풍경도 달라지고

자기가 먹을 음식 배식도 직접,
먹은 그릇도 자기가 씻는
자율 배식제.

아침공양은 6시부터, 점심은 11시부터,
저녁은 5시부터인데
점심공양 시간이 제일 길긴 하네.

이렇게 뷔페식으로 운영.

콩나물, 취나물(?), 무생채, 오이피클,
그리고 김가루가 히든 아이템.
고추장이 있지만 난 넣지 않았다.
미역국에 간이 하나도 안 돼있긴했지만
해뜨기 전 오들오들 떨면서
산길 걸어오느라 굳었던 몸을
샤르르 풀어주는 맛있는 한 끼였다.

연등은 먼저 접수를 하고

여기서 받아가면 되는데
봉암사 연등은 모두 흰색.
등값은 알아서 내면 된다.
등은 대웅전과 금색전 앞에 달 수 있음.

절 구경 전에 꽃구경부터?
할미꽃이 경내 곳곳에 피어있다.

기단과 하층 처마가 특이한 양식으로 돼 있다는 봉암사 극락전.

매실이 하나 둘 열리기 시작하는 나무 옆으로
대웅전 옆모습.

저마다의 소원을 빌고 있는 사람들.


봉암사를 건립한 지증대사 사리를 모신
지증대사탑.

지증대사의 공덕을 찬양하는 지증대사탑비.

스님들이 공부하시는 곳은 담장 너머로 살짝.

조사전 뒷모습.

금색전

머리장식이 온전하게 남아있어
한국 석탑의 기준이 되는 봉암사 삼층석탑.
석탑을 돌며 소원 한 번 더 빌고
마애보살좌상을 만나러 출발~

나무와 꽃구경하며 계곡 물소리를 배경으로
산길을 걷다보면

마애보살좌상이 보인다.

철쭉이 그림처럼 피어있는 웅덩이를 지나

굵직굵직한 곡선들로
몸을 감아도는 옷선을 처리함에
부족함이 없다.
고려말 조선초에 만들어진 불상이라고.

한 줄기 빛이 부처님 이마의 백호구슬을 만나
신비로운 느낌.

바위 안이 비어있어서
돌로 두드리면 목탁소리가 나는
신기한 바위.

마애보살도 좋지만
사람 손을 차단한 백운대계곡 때문에
사람들이 더 찾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 손을 안 탄 게
그리 오래된 건 아닌듯
바위마다 자기 이름을 새겨놓은
인간들도 많았다.
졸졸졸 흘러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쉬다가 하산.

봉암사에 다시 들어가보니
아까보다 부쩍 많아진 사람들.

연등 접수하는 사람도 많고

미니 연등 만들기 같은 체험 거리도 생겼네.
이때가 10시였는데
공양간 앞에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있었다.
아직 문 열려면 1시간이나 남았는데 ㅋㅋ

우리는 여유롭게 내려간다~

봉황문이라고 써 있는 이곳이 일주문.

봉황문/희양산봉암사
들어갈 땐 사람들 따라 옆길로 갔는데
나올 때 일주문으로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는 다리.
계곡 폭이 넓어진 만큼
물소리는 줄었다.

마을 사람들이 연 좌판에선
두릅전과 가죽나물전에
문경 특산품 오미자막걸리 판이 벌어지고

'존맛' 오미자막걸리 ㅋㅋ

사과주스와 오미자주스, 더치커피까지~

푸드트럭과 꼬치를 파는 포장마차들도 즐비.
이날만 볼 수 있는 풍경이겠지.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니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섰다.
셔틀버스 6대가 풀가동중.
아침에 길에 서있던 차들이 많이 빠져서
5분 만에 내려왔다.

운동장 주차장은 만석.
일찍 온 사람들은 여유롭게 갑니다~

근데 운동장을 나와보니
2차선 도로의 한 쪽이 주차장이 됐는데
그게 4~5km는 되는듯.
차 세우고 셔틀버스 타러 가는 것도
장난아니겠네 ㅋㅋ
11시에 이 정도라니 정말 대단하다.
역시 좋은 곳을 보려면
일찍 나서야한다는 건 진리.

하루만 개방하는 탓에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게됐지만
그 덕에 깨끗한 자연을 보존하게 된
희양산 봉암사.
앞으로도 쭉 그러하기를.

우리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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