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은 고대 정유라"...고대 이어 서울대도 23일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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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22. 오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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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자, 딸 장학금·논문·대입 특혜 의혹 확산

고대생 "조국 딸, 고대판 정유라...23일 학위취소 촛불집회 개최"

서울대생 "법무부 장관 자격 없어...촛불집회 동참해달라"

2주 인턴으로 논문 ‘제1저자’...성과로 대입 의혹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한영외고 재학 시절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면서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으로 대학에 ‘부정 입학’을 한 것이라는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와 조 후보자의 모교 서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촛불집회’를 추진하자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고려대 동문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의 한 회원은 21일 ‘고대판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취소 촛불집회 관련 공지’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현재 2000명에 가까운 재학생·졸업생분들이 촛불집회 찬성에 투표해주셨다"며 "일단 이번 주 금요일에 촛불집회를 개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고려대 커뮤니티인 ‘고파스’에 올라온 촛불집회 제안 게시글. /고파스 커뮤니티 캡처

◇"조국 딸은 고대판 정유라"...고대·서울대, 23일 촛불집회 개최

지난 20일 이 게시자는 고대 학생들의 촛불집회를 제안하면서 "이화여대에 최순실의 자녀 정유라가 있었다면, 고려대에는 단국대 의대에서 실질적인 연구를 담당했던 연구원들을 제치고 고등학생으로 2주라는 단기간에 실험실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고, 이를 통해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조국의 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유라도 결국 부정입학으로 학위가 취소됐다"며 "2주 만에 의대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보이는 만큼, 향후 부정함이 확인된다면 부정한 수단을 써서 고려대에 입학한 조국 딸의 학위도 마땅히 취소돼야 한다"고 적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한 졸업생은 "부정 입학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딸이 고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듣고 비통한 마음이 들었다"며 집회 참여 의사를 밝혔다. 또 다른 이는 "(만약 촛불집회 관련) 모금 활동을 열면 참여하겠다"고 했다. 참가자가 늘어나자, 이날 글쓴이는 금요일인 오는 23일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본관을 방문해 ‘조국 자녀 입학 취소 요구서’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촛불집회가 실제로 열릴지는 미지수다. 이날 밤 9시 50분쯤 촛불집회 추진 글이 올라왔던 고파스에는 ‘고대판 정유라, 조국 딸, 학위 취소를 위한 촛불집회를 제안했던 글의 작성자입니다(포기 알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현재(다른 대학의) 로스쿨생 신분"이라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얼마나 큰 위협으로 돌아오는지 오늘 하루 짧은 몇 시간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서 경험했다"고 했다. 이어 "무서움에 비겁하지만, 일개 로스쿨생으로서 이만 집회 개최를 접고자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20여 분 뒤에는 또 다른 회원이 ‘고려대촛불행동 호상비문’이라는 글을 올려, 촛불집회 강행 의지를 밝혔다.

서울대생들도 오는 23일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서울대 동문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이날 오후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 참여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대 재학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매일 드러나는 의혹들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격 뿐만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의 자격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게 한다"며 "여러 의혹에 분노해, 23일 오후 8시 30분 서울대 학생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촛불집회를 열고자 한다"고 밝혔다.

21일 서울대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서울대 촛불집회 포스터. /스누라이프 캡처

◇2주 인턴에 논문 ‘제1저자'...단국대, 윤리위원회 개최

조 후보자의 딸 조씨는 한영외고에 재학 중이던 2008년 12월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면서 병리학 논문을 썼다.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을 앓는 신생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질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내용의 논문이었다.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단국대 A교수와 박사 과정 대학원생 4명이 공동 집필했다. 이 논문은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됐고, 이듬해 정식으로 국내 학술지에 등재됐다.

그러나 병리학과는 거리가 먼 외고 유학반에 재학 중이던 조씨가 단 2주간 인턴으로 활동하며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을 놓고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또 이 논문을 활용해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부정 입학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단국대는 지난 20일 조씨가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 연구윤리위원회를 개최해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21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책임저자인 A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딸이)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 입학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딸의 장학금과 논문 저자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제 가족이 요구하지도 않았고, 절차적 불법도 없었다는 점 내세우지 않고 국민들의 질책을 받고 또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지희 기자 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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