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중형차, 소형차와 중형차 사이에 있는 차급으로 대표적인 예시로는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를 뽑을 수 있습니다. 적당한 실내 공간과 차급 대비 훌륭한 옵션 구성으로 '사회 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차' 혹은 '첫 차로 사기 좋은 차' 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2021년에 들어서는 코나, XM3, 셀토스와 같은 소형 SUV들에게 약간 밀려 주춤하는듯 보이지만 여전히 꾸준한 수요로 인한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보이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차종 입니다.
국내에서 준중형 자동차가 등장하게 된 베이스는 현재와는 조금 다른 '욕심' 과 '과시' 에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준중형 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좋은 차는 타고 싶지만 중형급의 세금을 감당할 돈이 없는 이들을 위해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중형차에 소형급 1500cc 엔진을 얹은 기형적인 차들을 출시하게 된 것이 시초가 된 것입니다.
때는 1990년, 현대자동차의 승용차 라인업은 현재 처럼 다양하지는 않을 때였습니다. 88올림픽 이후 3저 호황을 누리던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져 지갑이 두둑해지자 소형차를 타던 사람들이 많은 제품들을 사들이며, 자연스럽게 자동차도 바꾸려고들 하는데, 바로 중형차로 가기에는 부담스럽고, 소형차를 다시 타기는 싫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악하여 준중형 이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여 대 성공을 거둔 차량이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 그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한 현대자동차는 1990년 10월 26일, 미쓰비씨 미라주 3세대를 베이스로 개발한 "현대 엘란트라"(J1)를 출시하게 됩니다.
III 휴먼 터치 세단, 고성능 엘란트라
엘란트라(ELANTRA)는 프랑스어로 정열을 뜻하는 "Elan"과 영어로 운송을 뜻하는 "Transport" 의 합성어인데, 이 당시 수출명은 E를 뗀 "란트라" 라고 팔렸습니다. 사유는 로터스 엘란과 혼동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는데, 이는 2세대 J2까지 이어지다가 3세대인 XD 부터는 다시 국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엘란트라 로 판매되었습니다.
엘란트라는 아이러니 하게도 스텔라의 후속모델로 개발된 차량입니다. 사유는 스텔라에 고급장비 및 크롬을 덧대어서 판매한 '소나타'의 등장 때문이었는데, 이로 인해 스텔라는 차급이 한 단계 내려가게 되고 자연스럽게 엘란트라가 그를 이어 받았다는 것입니다.
차량의 크기는 전장 4,375mm, 전폭 1,675mm, 전고 1,395mm 로 엑셀 보다는 큰 차체이지만, 스텔라 대비 작은 차체 크기로 인해 출시 첫 해에는 주춤 하는 듯 했지만, 미쓰비씨 미라주의 전륜구동 플랫폼 덕분에 후륜구동인 스텔라 보다 넓고 멋진 실내 공간 을 뽑아내게 되어 곧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추가로, 현대자동차는 포니와 스텔라를 개발하던 시절엔 조르제토 주지아로에게 디자인을 맡겼습니다만, 엘란트라는 현대자동차가 독자적으로 디자인 해낸 스타일로서 유선형이 많이 강조된 세련된 이미지로 나잇대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자동차로 등극됩니다.
고성능이라는 컨셉트를 잡은 엘란트라는 아우토반에서 포르쉐와 함께 달리는 TVCF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이 TVCF는 지금까지 회자가 될 정도로 유명합니다. "포르쉐 운전자가 세운 엄지는 1단으로 달렸다는 뜻이다." "엘란트라는 분명 좌측에 있는데 우측으로 엄지를 날린것은 풍경이 멋져서 그런것이다." 와 같은 반응들이 있었다고 하며, 이 광고로 인해 포르쉐 측에서도 항의를 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과장 광고라는 이미지를 쉽게 지울 수 없지만, "고성능 엘란트라" 라는 이름값은 톡톡히 했다고 합니다. 초기형 엘란트라의 엔진 라인업은 주력모델인 90마력의 1.5 SOHC 오리온 엔진과 126마력의 1.6 DOHC 시리우스(4G61) 엔진이 존재 하였습니다. 특히나 1.6 DOHC 시리우스 엔진이 126마력이라는 배기량 대비 우수한 성능을 뽑아내어 극찬을 받은 엔진이었습니다.
1.6 DOHC 시리우스 엔진은 미쓰비씨 미라주의 터보 사양 엔진에 터보만 떼어서 가져온 것으로 가벼운 차체와 함께 경쾌한 엔진으로 당시 가히 최고의 성능을 자랑했으며, 이를 호주 랠리에 출전 시켜 세 번이나 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룰 만큼 대단한 엔진이었습니다. 126마력이라는 수치가 현재로선 확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수치냐면, 14년 뒤에나 나온 뉴 아반떼XD에 탑재된 1.6 vvt 알파2 엔진이 110마력임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하지만 1500cc를 초과하다 보니 중형급 세금이 부과되었고, 이 때문에 1.6 DOHC 의 판매량은 매우 적었습니다.
1993년 4월 5일, 엘란트라는 '뉴 엘란트라' 라는 이름과 함께 페이스리프트를 맞게 됩니다.
전면부의 디자인이 일부 수정되고, 안개등이 범퍼 내장식으로 바뀌었으며, 후미등은 'ㄴ'자로 수정되어 훨씬 세련미 있는 스타일로 재 탄생 되어 기존 대비 상품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또한 외관 모습만 바꾼것이 아니라 국산 준중형급 최초로 ABS와 운전석 에어백이 도입되어 안전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운전석 에어백 사양을 추가할 경우 4스포크 쏘나타2에 들어가는 스티어링 휠이 탑재되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엔진 라인업도 바뀌었는데, 기존 1.5 SOHC 오리온 엔진은 남기고,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던 1.6 DOHC 시리우스는 단종시킨뒤 1.5/1.8 DOHC 시리우스 가 추가되어 엔진 라인업이 개편되었습니다. 새로 추가된 1.5, 1.8엔진은 각각 108마력, 135마력의 파워를 뽐내는데, 1.5 DOHC는 오리온 엔진보다는 성능이 좋았지만 잔고장이 많았다고 합니다.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차량으로도 등극되고, 꾸준한 인기를 받아 94년도에는 100만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준중형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엘란트라는 1995년 3월 16일에 출시된 후속 모델인 아반떼(J2)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아반떼에게 바통을 넘겨주기 위해 중복되는 파워트레인 1.5/1.8 DOHC 이 삭제되고, 1.5 SOHC 의 염가형 모델만 아반떼와 함께 병행 판매되다가 95년 11월에 엘란트라는 5년이라는 기간동안 큰 업적을 세우고, 단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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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CAR GO STUDIOS 정래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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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9. III CAR GO STUDI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