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신문·방송 바치고 겨우 특보"… 중앙일보 "법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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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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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19일 "신문과 방송을 (문재인 정권에) 갖다 바쳤다"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문제 삼아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중앙일보는 19일자 신문 2면에 '홍준표 전 지사 발언에 대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입장'이란 글을 실어 발언 철회와 공개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지사는 18일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어 자유한국당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하며 언론에 대한 발언을 쏟아냈다. 홍 전 지사는 "언론도 지금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며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라고 말했다.

'신문'은 중앙일보, '방송'은 JTBC, '조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말이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청와대 특보 자리를 얻은 사람"은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을 지칭했다.

홍 전 지사는 "청와대 특보 자리 겨우 얻는, 그게 언론이냐"면서 "종편 허가에 묶여서 언론이 제기능을 발휘하기가 상당 기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정부에서) 종편 만드는 바람에 신문도 이 지경이 됐다. 당시 MBC가 좌편향돼서 종편 네 개를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까 경영이 어려워졌다. 어려워지니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고 경쟁적으로 비판적이고. 그렇게 흘러가버리고 하니까 우리 입장으로선 그 당시 정책이 자승자박이 됐다"고 했다.

이에 중앙일보는 지면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홍 전 지사가) 사실과 다른 터무니없는 주장을 편 데 대해 홍석현 전 회장과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신문과 방송을 갖다 바쳤다는 홍준표 전 지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홍석현 전 회장은 특히 2017년 3월 18일 중앙일보·JTBC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양사의 경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홍석현 전 회장의 조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별검사 수사에 따라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다. 조카를 구속시켰다는 홍준표 전 지사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직과 관련해선 홍 전 회장이 특보직을 고사하겠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청와대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홍준표 전 지사에게 발언의 공식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홍석현 전 회장 개인의 명예는 물론 중앙일보·JTBC 구성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홍준표 전 지사 기자간담회 발언


"지금의 환경을 보면, 나는 언론도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다. 정권은 5년도 못간다는 것을 박근혜 정부 통해서 봤다. 그러나 언론은 영원하다.
정권은 5년도 못가지만 언론은 영원한 데도 지난 탄핵이나 대선 과정에서 보니까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청와대 특보자리 겨우 얻는 그게 언론이다.

그래서 나는 정상적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종편 허가에 묶여서 언론이 제기능을 발휘하기가 상당 기간 어려울 거다.
종편 운영 때문에 언론이 제 기능 발휘하기가 상당 기간 어려울 거다. 그래서 최근에 일부 여론조사에서 단군 이래 최대 지지율이 나온 거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작업을 해도 이렇게 할 수 있느냐… 

기자 여러분이, 우리 당 출입하는 여러분만이라도, 이 당을 비판하는 건 좋아. 하지만 조롱하거나 비아냥거리는 거는 우리가 참 힘들어 합니다. 비판하는 거는 100번 해도 받아들이겠다. 잘못한 거 있으면 즉시 고치고. 그렇지만…

내가 대선 때 종편 안 본다고 했고 없애버리겠다고 했는데, 그거 만드는 바람에 신문도 이 지경 되고 그 경영 때문에 신문조차도 자기 뜻대로 못하고….  당시 MBC가 좌편향돼서 종편 네 개를 만들었다. 만들고 보니까 경영이 어려워졌다. 어려워지니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고 경쟁적으로 비판적이고. 그렇게 흘러가버리고 하니까 우리 입장으로선 그 당시 정책이 자승자박이 됐다. 

우리 당 출입하는 여러분만이라도 대한민국 건국하고 5000년 가난 이기고 잘살게 해준 민주화를 열었던 이 당을 조롱하거나 비아냥대지 않았으면 한다. 옛날엔 출입기자 만나서 어떤 얘기 해도 얘기가 됐는데 요즘은 삭막해졌다. 되도록 안 만나고 이야기 안하려고 하고.

지난번 ABC 조사 보니까 요즘 조동중으로 바뀌었대. 동아일보 축하해. 2등 돼서. 30년만에 2등인가?"

◇ '홍준표 발언'에 대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입장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2017년 6월 18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홍석현 중앙일보·JTBC 전 회장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터무니없는 주장을 편 데 대해 홍석현 전 회장과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힙니다.

중앙일보는 1965년 창간 당시부터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의 책임을 다한다’는 사시에 입각해 불편부당한 진실 보도를 추구해 왔으며, 경영과 편집권을 분리해 편집권의 독립을 철저히 보장해 왔습니다. JTBC도 2011년 개국 이후 보도의 독립 원칙을 지켜 왔습니다. 이런 원칙 아래 중앙일보와 JTBC는 지난 대선 보도 과정에서도 엄정 중립을 지켰습니다. 

따라서 신문과 방송을 갖다 바쳤다는 홍준표 전 지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입니다. 홍석현 전 회장은 특히 2017년 3월 18일 고별사를 통해 중앙일보·JTBC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양사의 경영에도 일절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또 홍석현 전 회장의 조카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특별검사 수사에 따라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습니다. 조카를 구속시켰다는 홍준표 전 지사의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릅니다.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직과 관련해선 특보 지명 발표 당일인 2017년 5월 21일 홍석현 전 회장이 미국 특사 활동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서 “처음 듣는 말이며 당혹스럽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곧이어 특보직을 고사하겠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청와대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준표 전 지사가 이처럼 사실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데 대해 거듭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더불어 발언의 공식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홍석현 전 회장 개인의 명예는 물론 중앙일보·JTBC 구성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2017년 6월 18일 중앙미디어네트워크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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