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경보'면 중단해야하는데…밀려드는 검사자들에 의료진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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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7.21. 오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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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확진에 '열돔'까지…에어컨·얼음조끼·목 선풍기 '무장' 무색
21일 서울 노원구 코로나19노원구민의전당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폭염대비 야외 힐링 냉장고에서 시원한 생수를 꺼내 이마에 올려 더위를 식히고 있다. 노원구는 무더위쉼터 및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 힐링냉장고 두고 주민들에게 시원한 생수를 공급한다. 2021.7.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노선웅 기자,윤지원 기자,금준혁 기자 = 전국의 낮 기온이 35도 내외로 오르고 폭염특보가 발효된 21일 서울 내 선별진료소에는 오전 문을 열자마자 밀려오는 검사자들로 북적였다.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86명을 기록하며 1주일 만에 역대 최다 규모를 경신하자 검사자 수도 늘어난 탓인지, 선별진료소 문을 열기 전부터 수십명의 대기자가 몰렸다.

오전 9시쯤 찾은 서울 광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약 50명이 30m 정도의 대기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1~2m 간격을 두고 다닥다닥 모인 검사자들은 20분이면 검사가 완료되지만, 줄어든 줄은 새로 온 검사자들로 금방 다시 채워졌다.

선별진료소 혼잡도를 볼 수 있는 스마트서울맵에서 광진구보건소의 경우 '혼잡'으로 표시됐다.

의료진은 대기줄 곳곳에 서서 비닐장갑을 배부하고 손소독제를 검사자 손에다 뿌려줬다. 이마와 등에는 땀이 흘러내렸으며, 손으로 햇빛을 가리기도 했다. 지친 탓인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방호복에 페이스실드까지 쓴 채라 더위는 가중됐다.

건국대병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의 한 의료진은 "전신 방호복을 입다 보니 많이 덥다"라며 "정신이 없지만 찾아오시는 검사자분들이 많으니 덥고 또 더워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했다.

기상청은 20일부터 뜨거운 공기를 품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만나 '열돔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보했다. 열돔은 대기상공에 발달한 고기압이 뚜껑 역할을 하며 공기를 지표면으로 누르고, 뜨거운 공기는 계속해서 쌓여 기온을 끌어올리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서울 광진구의 경우 이날 오전 11시 기준 31.8도를 기록하는 등 서울 내 전역이 오전부터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지속됐다. 낮 최고기온은 36도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서울시는 20일부터 폭염경보 발령시 오후 2~4시 선별진료소 운영을 중단하도록 지침으로 안내했다. 다만 이를 모르고 방문하는 검사자들을 방치할 수 없어, 사실상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삼성역 6번 출구 선별진료소에는 약 50m에 걸쳐 노란색, 초록색 그늘막이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강남구청 관계자는 "오후 2~4시 폭염경보 내리면 중단하지만 모르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냥 세워둘 수 없으니 사실상 운영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역 선별진료소에 이동식 에어컨을 포함해 총 4대를 구비해놨으나, 이날 1대를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30분만 앉아 있어도 비 오듯 땀이 흐르는 날씨에 의료진들의 휴식 시간도 될 수 있는 대로 챙겨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에어컨 더 설치해도 뜨거운 건 변함이 없다"며 "얼음조끼, 목 선풍기 다 해줘도 더위를 잡을 수는 없더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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