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 Mania | 도산공원, 강남 한복판 민족의 선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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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은 강남 신사동 한복판에 있다. 약 1만평 대지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과 그의 부인 이혜련 여사의 묘소와 안창호기념관, 선생의 말씀비와 동상이 있다. 이 도산기념공원은 1971년 부지를 마련하고 공사를 시작해 1973년 안창호 선생 탄신 95주년과 흥사단 창단 60주년을 맞아 완공했다. 그러면서 당시 청담동에서 논현동까지의 큰 대로 약 3㎞를 도산대로라 이름 지었다.



도산공원은 입지적으로는 신사동이지만 압구정동에 맞닿아 있다. 해서 압구정동의 변화를 지난 40여 년간 지켜본, 어쩌면 강남의 산증인이다. 일테면 도산공원이 들어선 1973년에는 이 근방에 변변한 집 한 채가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강남 개발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 1차가 각각 1976년, 1977년에 처음 들어섰으니, 사실 도산공원은 허허벌판에 세워진 셈이다. 그래서 땅값이 금값인 이 지역에서 이만큼의 넓이를 차지했을 것이다. 지금 도산공원은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가볍게 운동을 즐기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공원은 정문에서 바라보면 양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고 가운데는 둥근 유럽식 정원이 있다. 정문 오른편에는 기념관이, 정면 끝에는 도산 선생과 부인의 합장 묘가 있다. 지하 2층, 지상 1층의 약 300평 규모의 기념관에는 도산 선생의 각종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지하 2층에는 대강당과 수장고, 지하 1층에는 도산학회, 회의실이 있고, 1층에 전시관과 영상실이 있다. 전시품은 사진이 약 70여 점, 각종 편지와 서한이 19점, 흥사단 활동 문서와 임시 정부의 사료, 『도산일기』 등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도산 선생이 이혜련 여사와 지금의 세브란스병원 자리에 있던 제중원에서 올린 결혼식 사진이다.

도산 선생은 평생을 조국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몸 바쳤다. 그는 특히 애국정신과 민중 교화를 위한 교육 강화에 힘썼다. 선생은 1878년 평남 강서군에서 빈농의 셋째로 태어났다. 15세까지 한문 서당에서 수학했고 이후 평양으로 이주했다. 이즈음 선생은 황해도 안악 출신 청년 선각자 필대은과 교류하며 견문을 넓히기 시작했다. 서울로 상경한 선생은 대정동 소재 구세학당에 입학에 예수교 장로회에 입교한다. 그 무렵 집에서는 조부의 주선으로 이혜련과 약혼을 한 상태였다. 선생은 동생과 약혼녀를 데리고 서울로 와 약혼녀를 정신여학교에 입학시켰다. 그리고 독립협회에 가입, 본격적으로 나라의 자주를 위한 운동에 몸담았다. 독립협회는 후에 만민공동회로 발전했고 선생은 만민공동회 관서지부를 발족해 민중의 자각을 호소했다. 그리고 1902년 미러 목사의 주례로 이혜련과 결혼식을 올리고 다음 날 미국으로 떠났다. 선생은 배를 타고 하와이를 지나갈 때 하와이 섬의 웅장한 모습에 감명을 받아 본인의 아호를 ‘도산島山’으로 지었다.

미국에서도 선생은 한인들의 단결과 권익 보호를 위해 힘썼고, 공립협회를 설립해 국문으로 된 『공립신보』를 발행했다. 그리고 1907년 귀국해 비밀 결사 단체인 신민회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평양에 대성학교를 설립했다. 1912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청년 엘리트 단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흥사단을 조직했다. 1919년 임시정부의 내무총장 겸 국무총리 대리로 취임하고 당시 분열된 임시정부 조직의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의거에 일경에게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 4년 형을 받았다. 2년6개월 만에 가석방된 선생은 이후에도 독립운동에 매진하다 1938년 지병이 악화되어 경성대병원에서 서거했다. 유해는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되었고 부인 이혜련 여사는 1969년 미국에서 별세했다. 이 두 분의 유해를 1973년 도산공원에 모신 것이다. 선생이 청년 교육과 민중 자각 운동에 앞장서며 하신 말씀이 있다. “나 하나를 건전한 인격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민족을 건전하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글 장진혁(프리랜서) 사진 강남구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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