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최태원의 고민 “스스로 선택 가르쳤더니 너무 독립적이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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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28. 오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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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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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과 ‘대본없는 토크’ 공개
“단 둘이 대화, 아이가 결정하게 해
오히려 가족 관계 좋아지는 듯”
내년에도 영상물 계속 제작 예정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말을 맞아 장기 근속자 5명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행복정담’을 SK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최 회장과 자녀들. [사진 SK 유튜브 캡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녀 교육에 대한 본인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연말을 맞아 회사 장기 근속자 5명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다. 이는 22분 분량으로 녹화·편집돼 15일 SK 사내방송으로 직원들이 공유했고, 최근엔 SK 유튜브 채널을 통해 ‘행복정담’이라는 제목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최 회장이 일일 요리사로 나와 직원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설정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최 회장은 박귀정 SK E&S 과장과 워킹맘의 고충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박 과장은 “회사가 육아하는 직원을 많이 배려해주는 편”이라며 “특히 우리 아이는 나보다 더 엄마가 SK에 다닌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고개를 끄덕인 뒤 “좋은 현상입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박 과장은 “회장님한테 궁금한 게 있다”며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최 회장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가 “어리지만,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게 만드는 방법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학교 진학이나 유학이나 이과·문과를 선택하거나 할 때 자기 선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쳤다”며 “단 둘이서 대화를 하는 시간을 낸 뒤, 결국 아이가 (본인 진로를) 선택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가 고민을 할 수밖에 없고, 자기가 독립적으로 결정·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 같았다”며 “이를 통해서 오히려 가족 관계가 좋아지는 것 같았다”고 얘기했다.

최태원
이어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지금도 보면…너무 독립적이죠. 말을 잘 안 들어요”라고 ‘아빠 고민’을 털어놓자 참석자들이 모두 웃었다.

최 회장이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소개한 자녀는 딸 둘과 아들 하나다. 큰딸 윤정(31)씨는 중국 베이징 국제고와 미국 시카고대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SK바이오팜에서 일하다가 현재 미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둘째 딸 민정(29)씨는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입대해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투 병과인 ‘함정’ 장교로 2015년 청해부대 소속 충무공 이순신함을 타고 6개월간 아덴만에 파병됐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대리급으로 입사했다. 셋째인 아들 인근(25)씨는 SK E&S 전략기획팀에 올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SK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권위적으로 비치는 대외 이미지를 해소하고, 내부 소통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도 최 회장이 등장하는 영상물을 계속 제작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참석자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와 콘텐트 구성만 사전에 정하고 구체적인 대본은 없이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도 프로그램 도입부에서 “웬만한 연기력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대본을 가지고 진행하면 어색해지기만 한다”며 ‘무(無)대본 토크’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이 요리한 메뉴엔 최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최종현 회장(1929~1998)이 즐기던 ‘수원식 육개장’, 그리고 최종현 회장이 현역 시절 경기도 이천에 조성한 밤나무숲에서 딴 군밤 요리 등이 포함됐다. 수원식 육개장은 양지머리 육수와 양념 고기 무침이 따로 나오는 방식이다. 이를 본인 취향에 맞게 국물에 풀어 먹는 요리다. 최 회장은 “옛날 경기 중부지방에서 이렇게 먹었다”고 소개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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