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 [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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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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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한국식 사파
가격: 6,500원 (돈까스)
좌석: 30여 석
방문: 2017/07

올인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학로1길 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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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서 다른 가게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눈에 띈 가게. 상호가 몇 년 전 꽤나 유행했던 드라마 제목과 같았고 무엇보다 어디 호텔 조리장 출신의 주방장이 직접 한다는 이야기를 보고 궁금해서 가보기로 했다. 무엇보다 집에서 마을버스 한 번으로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유효했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7월은 이미 돈까스를 먹으러 어디 멀리까지 갈 수 있는 날씨가 아니지 않은가.

 메뉴로 보나 인테리어로 보나, 낮밥밤술을 하는 이자까야 느낌. 인터넷 블로그들에 의하면 이 집의 유명 메뉴는 치즈시금치돈까스라고 한다. 궁금하기도 했지만 기본 돈까스에서 너무 벗어나는 메뉴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돈까스를 주문했다.

 다 마신 사케팩을 진열해놓은 전형적인(?) 인테리어. 가운데 테이블은 2인 테이블 5대를 붙여서 10명이 앉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조금 비좁은 느낌이다.

  언뜻 보기에는 한국식 정파에 가깝지만 살짝 일본식의 요소를 가져다 썼고, 맛도 약간 벗어나기 때문에 사파라고 할 수 있다. 수프 대신 국물이 나오고, 대개 깍두기가 나오는데 여기서는 김치였다. 조촐하면서도 가격을 생각하면 합당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빵가루는 일본식처럼 결이 거친 것을 썼다. 다만 빵가루가 고르게 묻었다기 보다는 한 쪽으로 쏠려있는 일이 많았고, 색깔로 봐서는 과조리가 아닌데도 조금 딱딱한 편. 소스는 오히려 일본식에서 자주 쓰는 우스타 소스를 그대로 쓴 것 같은데, 이 소스는 일본식처럼 찍어먹을 때 포인트를 주도록 설계해놨기 때문에 맛이 강한 편이다. 한국식처럼 돈까스 전체에 이만큼 뿌리면 소스 맛이 너무 강해 조화롭지 않은데 이런 점에서 아쉬웠다.

 두께는 평균에 수렴한다. 돈까스 자체의 간도 적당한데 이미 소스가 지배하는 상황이라 오히려 별 의미가 없었다.

 뭐 사실 가격까지 생각하면 그냥 평범한 돈까스인데 외부 요인들이 엄청난 피로감을 준 것이 문제.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2시 경 방문해서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도 종업원들이 엄청 어수선해서 불편했다. 그리고 매우 큰 문제가 발생했는데, 대충 음식이 다 나오자 종업원들이 한 쪽에서 밥을 먹기 시작한 것. 개인적으로는 손님이 없을 때 밥을 먹든, 브레이크 타임을 좀 일찍 갖든 하는 것이 낫다고 보지만 뭐 가게의 선택은 존중한다. 다만 그들이 먹는 음식이 냄새가 엄청나는 코다리찜이었다는게 곤욕스러웠다. 과장해서 음식의 8할은 냄새인데, 여기서 파는 음식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게다가 개인적으로는 매우 싫어하는) 코다리 냄새가 나니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이미 냄새가 난 시점에서 식욕을 다 잃었고 나는 고양이 잃은 트위터리안 같은 심정으로 꾸역꾸역 남은 돈까스를 해치울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는 가격이 저렴한 것과는 상관없이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가격에 합당한 음식을 내는 것과 무신경함으로 필요 이상 격을 떨어트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파스타 먹는데 청국장 냄새가 풍겨오면 어떨 것인가? 물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 중에는 코다리 냄새를 맡으며 먹는 돈까스가 맛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내 취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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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은 아니다

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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