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t's 스타트업 / 서브드림 스튜디오 ◆
정직한 서브드림스튜디오 대표(사진·44)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게임머니가 나왔고 싸이월드 '도토리'라는 디지털 코인이 상용화됐다"며 "이 같은 인터넷 개발 역사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면 게임산업에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브드림이 게임산업과 블록체인을 결합하려는 분야는 게임머니다. 현재 이용자가 지불하는 게임머니는 개발사, 퍼블리셔, 플랫폼 등 최소 3~4단계를 거치면서 수수료를 단계별로 떼는 구조여서 소비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별도의 수수료가 생기는데 이해당사자 간 매출 집계도 다르고 지급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결국 중소 개발사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번할 뿐만 아니라 최근 국경을 뛰어넘는 거래라는 산업 특성상 국가 간 시스템이 달라서 거래 검증이 안 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단계별 거래가 장부에 기록되고 모든 참여자가 이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 없이 비용을 낮춘 게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서브드림은 이를 위해 가상화폐 '유메리움(Yumerium)'을 다음달 10일부터 발행할 예정이다. 유메리움은 게임에 쓰이는 가상화폐로 게임머니가 돼 결제할 수 있고 제휴사를 통해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서브드림은 이용자가 자체 VR 아케이드에서 게임을 하면 유메리움을 쌓게 되고 이를 한국 VR 게임방 '브이알플러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향후 PC방, VR테마파크 및 디지털 콘텐츠 구입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게임할 때마다 인센티브(유메리움 획득)를 받을 수 있다.
정 대표는 "과다 수수료, 정산 불투명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게임산업은 더 성장할 수 없고, 이용자가 결제한 돈이 개발회사에 지급될 때까지 결제 기간도 최소 2개월에서 4개월까지 걸려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회계, 거래 등을 투명하게 할 수 있고 개발사가 직접 게임 프로모션을 할 수 있다"며 "블록체인은 게임 문제를 해결하고 규제에 걸려 좌초했던 게임산업을 다시 일으킬 가장 유용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2004년 실리콘밸리에서 갈라넷을 창업해 연간 400억원대 매출을 일으킨 회사로 만든 후 2013년 웹젠에 성공리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이어 코로프라 북미 지사장을 거쳐 HTC, DeNA에서 220만달러의 시드 펀딩을 받아 서브드림을 연쇄 창업했다.
정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한국 게임의 중흥을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 그는 "한국이 인터넷을 가장 먼저 보급하고 게임 왕국이 됐지만 그 이후 규제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다. 대응이 늦어 스마트폰 게임 주도권을 일본, 스웨덴 기업에 넘겨줬다. 제때 대응했다면 엔씨소프트나 넥슨은 지금보다 더 커졌을 것이다. 블록체인이 한국 게임이 다시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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