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식자' 네이버 본격 등판에 온·오프 유통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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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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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지각변동①
네이버 '쇼핑 본색'…장보기·라이브 커머스 등 영역 확장
온라인 창업 바람에 스마트 스토어 '쑥'…풀필먼트 사업도
플랫폼 사업자 특수성·'네이버 페이' 강점까지…업계 '촉각'
네이버 장보기 메인 화면에 제휴 유통사 6곳의 페이지가 각각 안내돼 있다.(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코로나19발 ‘언택트 소비’의 최대 수혜자가 네이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이전까지 ‘쇼핑 본색’을 숨겨왔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쇼핑과 연계한 서비스를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어서다. 이에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내며 출혈 경쟁을 이어온 이커머스 업체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가 이커머스 전체 판을 넓히는 메기가 될지, 아니면 기존 업체들을 삼키는 포식자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동네시장 장보기’를 리뉴얼 오픈하며 배달 시장에 발을 들였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식재료와 반찬,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2시간 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쇼핑 편의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장보기는 네이버가 플랫폼 역할을 할 뿐 구매는 네이버에 숍인숍(Shop in Shop)으로 입점한 기존 유통사 사이트로 하는 데다가 업체 간 교차구매도 불가능해서다. 이에 이마트와 마켓컬리, 쿠팡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업체들만 참여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가격 할인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페이를 통하면 3%의 적립에 초기 프로모션과 유료 멤버십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혜택을 모두 더하면 소비자는 사실상 약 10%의 할인을 받는 셈이다.

스마트스토어 역시 네이버쇼핑의 무기다. 스마트 스토어란 개인이 숍을 열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의 플랫폼으로, 입점 판매사가 35만개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창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스마트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직후 개인 판매자 수는 58% 증가했고, 연 1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판매자도 2만 6000명을 돌파했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4% 늘었다.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쇼핑 라이브’도 탄력을 받고 있다. 쇼핑 라이브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제공해 이용자와 판매자 간 실시간 소통을 통한 판매를 지원한다.

월 4900원으로 쇼핑·웹툰·음원 등 다양한 혜택과 함께 네이버페이 결제 시 최대 4%를 포인트로 추가 적립해주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쿠팡과 마찬가지로 물류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대형 브랜드에 풀필먼트 서비스(물품 입출고·재고 관리·배송 등을 총괄하는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 스토어’를 론칭했다. 현재 LG생활건강 등이 입점했으며 향후 입점사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업계에서 네이버쇼핑을 경계하는 이유는 이처럼 단순히 플랫폼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국내 1위 포털이라는 특수성과 네이버페이, 디자인·속도를 갖춘 애플리케이션(앱)의 편리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업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무기를 앞세워 네이버쇼핑은 쿠팡을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오픈서베이가 지난달 쇼핑 경험이 있는 전국 20~40대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네이버쇼핑 이용률은 52.6%로 쿠팡(54.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네이버쇼핑은 39%, 쿠팡은 46.7%로 격차가 7.7%포인트(p)였는데, 올해는 2.1%p로 좁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공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쇼핑 본색을 드러냄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며 “만약 쇼핑을 본격화한다면 플랫폼 사업자라는 이유로 뒤로 물러서지 말고 유통사로서 소비자 보호와 같은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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