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건의 전지적토지관점]장마철은 전원주택지 보러 가는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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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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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제공|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스포츠서울]올해는 53일이라는 기록적인 장마가 발생했다. 2013년 49일 기록을 깬 역대 최장기간이다. 많은 곳이 침수돼 도로가 통제되는 곳과 여러 재산상 피해를 남겼다. 특히 산사태의 경우 1500건이 넘게 발생했다. 가평의 한 펜션이 산사태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산지 아래 혹은 높고 가파른 산지를 깎아 지은 전원주택 건축주들은 불안 그 자체였다. 다행히 유독 심각하게 수해를 입은 곳은 없는 듯하지만 장마가 끝나고 완전한 안정기에 들어설 때까지 불안한 마음은 지울 수가 없다. 필자 역시 산아래 살고 있어 걱정되는 마음은 같았다. 새벽에 천둥번개가 강하게 치면 산이 무너지는 소리인가 싶어 잠을 깬 적도 있다.

사실 현 시점이 전원주택을 보러 가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전무한 장마가 몰아쳤고 많은 곳에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상이 없는 현장이라면 그 안정감 만으로도 땅의 가치는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망권이나 역세권, 숲세권, 접근성 등등 여러 부가적인 가치가 있지만 살아가는데 있어 안정감은 어느 것보다 높은 가치다.

비가 이 정도로 많이 내린 날에도 배수가 잘돼 침수된 곳이 없고 지반도 튼튼하다면, 또 비가 많이 온 대로 그 정취가 살아있는 동네라면 전원주택지로 상당히 가치가 있다. 이는 자연만이 줄 수 있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평소 경사도가 20도 이상인 토지는 아무리 석축이 튼튼해도 불안하다. 또한 집 뒷면 산비탈의 높이가 집보다 높아도 산사태가 일어날 경우 그 무게를 견디기가 힘들다. 깎아 내린 지반보다 더 위험한 것은 옹벽이나 보강토로 올린 지반이다. 집이 튼튼하다면 위에서 흘러내린 토사 정도는 버틸 수 있다 해도 집 밑의 토사가 흘러나가 지반이 무너지면 아무리 튼튼한 집이라도 버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경사를 잘 살린 전원주택지를 가급적 추천한다. 자연경사를 잘 살려 만들었다는 것이 자연적으로 지반이 오랫동안 튼튼히 다져진 곳을 의미한다.

전원주택을 이미 매매했거나 지어 살고 있다면 위와 같이 토목을 기초로 점검을 하는 것이 좋다. 집을 튼튼하고 예쁘게 지은 것도 좋지만 그 전에 배수가 잘 되는지, 토사유출이 많은 등 지반이 약하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 집이 예쁘다, 마을이 예쁘다 같은 시각적인 측면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찾고 끝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을 꼭 유념하길 바란다. 따라서 마음에 든 전원주택지나 전원주택이 있다면 1년 정도 지켜보며 4계절을 모두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정말 좋은 토지는 금방 계약이 되어버리기에 1년을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비가 많이 내리거나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린 날과 그 다음 날 찾아가 확인하면 좋다. 비가 많이 내린 날은 배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고 비가 그친 그 다음날은 배수가 잘 돼있는지, 물이 고여있는 곳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눈도 마찬가지다. 눈이 많이 내린 날은 눈이 오는 날도 도로를 지나다닐 만한지 확인할 수 있고 그 다음 날의 경우 햇빛이 잘 들어 눈이 금방 녹는지 혹은 땅이 얼어도 다닐만한지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혹시 토사 유출이 된 흔적들이 있거나 옹벽 혹은 석축 면 쌓기로 축대가 움직인 흔적이 있다면 미리 점검을 해놓는 것이 좋다.

주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마철을 대비하려면 물길을 살펴봐야 한다. 토지나 집 내·외부에 흠집이 생겨 있거나 물 배수로를 잘못 잡아놨거나 막혀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혹은 지붕이나 처마의 경사가 너무 없어 물이 고여있다면 장마철 하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마당과 지붕 경사도를 확인해 자연 배수가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외부 목재 데크나 외부마감재가 있다면 오일스테인 칠을 한 번 해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전기점검과 누진차단기 설치를 해놓는 것이 좋다. 전기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개인적으로 손을 대기보단 한국전력에 연락해 조치를 취해야한다. 장마철의 경우 습도가 높아 누전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전무후무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올해는 또 전에 없던 긴 장마가 이어졌다. 그러나 전원주택 혹은 전원주택지를 찾고 있다면 이번만큼 토지를 보러 다니기 좋은 때가 없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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