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난민학대 영상' 충격…"범죄조직 몸값 요구 화상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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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6.16.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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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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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구 '실제상황' 확인…"때린다. 굶긴다. 이 뽑는다" 고통 호소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리비아에서 범죄조직에 잡힌 난민들이 무더기로 학대를 당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국제적으로 우려를 안기고 있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기구인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게재된 이 동영상이 사실이라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IOM은 해당 영상이 터키에 거주 중인 소말리아인 기자가 범죄집단과의 화상통화를 녹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동영상에는 난민 260여 명이 콘크리트 방에 갇혀 공포 속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IOM 홈페이지에 캡쳐돼 올라온 납치 난민 동영상


이들 가운데 일부는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고 팔이 부러지거나 치아가 뽑혔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IOM은 납치범들이 난민들의 가족에게 동영상을 전달하면서 몸값을 보내지 않으면 죽이겠다며 8천∼1만 달러(약 900만∼1천100만원)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가족의 위치는 밝히지 않은 채로 관계 기관에 이 같은 상황이 통보됐다고만 설명했다.

IOM은 리비아를 통해 이탈리아로 건너가려는 난민이나 이주자들을 붙잡아 인신매매를 벌이는 범죄세력들을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동영상에서 자신을 압디나지브 무함마드라고 밝힌 한 남성은 "1년간 이곳에서 굶주린 채 갇혀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삶을 비관하고 있다. 내 몸을 봐라. 매일 두들겨 맞고 있다. 그들은 나를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출신이라고 밝힌 다른 젊은 남성은 "그들은 몸값으로 8천300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내 가족은 이를 지불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소말리아 북부 도시인 보사소가 고향으로 두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한 여성도 매일 구타를 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북동부의 난민과 이주자들이 지중해를 건너 상대적으로 평화롭고 경제적 기회도 많은 유럽으로 가는 보트를 탈 수 있는 주요 출구 중 하나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무너진 뒤 정정불안이 이어지면서 난민들은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IOM은 난민들이 리비아 노예시장에서 공개적으로 매매되고 있다는 증언을 생존자들로부터 확보했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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