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2.21%…'11월까지 집단면역' 물 건너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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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10. 오후 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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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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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11일 AZ 접종 재개 여부 발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43일째인 10일 우리나라 국민의 2.21%가 1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물량 확보가 늦어졌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혈전 부작용으로 접종이 지연된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정부가 제시한 11월까지 '집단면역(70% 접종률)' 목표는 물론 상반기까지 전국민의 23%(1200만명) 접종 목표 달성도 어려워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9일) 하루 백신 신규 접종자는 3만3404명이다. 지난 2월 26일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모두 114만8060명으로 국내 인구(5200만명) 대비 접종률은 2.21%에 그친다.

1차 접종자 가운데 AZ백신을 맞은 사람이 91만6119명이고, 화이자 백신을 맞은 사람은 23만1941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는 AZ와 화이자 백신 첫 도입 물량으로 접종을 하고 있다. AZ백신은 2월 26일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자 및 종사자를 시작으로 코로나 1차 대응요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로 대상이 확대됐다. 지난달 23일부터는 요양병원·시설의 만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도 시작됐다.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에게 배정돼 2월 27일 접종이 시작됐고, 지난달 20일부터는 2차 접종이 진행 중이다. 또 이달 1일부터는 75세 이상 고령자들에 대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두 백신 모두 2차례 접종이 필요하다. AZ 백신은 10주,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차 접종이 이뤄진다.

정부는 당초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를 대상으로 1차 접종을 끝내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서 "상반기 1200만 명(23%)이 1차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충분한 물량과 치밀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우리나라 백신 접종이 조금 늦게 시작됐다는 이유로 그간의 방역 성과를 일방적으로 깎아내리려는 시도가 있다"며 "민주성·개방성·투명성을 원칙으로 하는 우리 K-방역은 서구의 봉쇄정책과는 근본적으로 구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속도 대로라면 정 총리가 제시한 '상반기 안에 1200만명 1차 접종'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이날부터 6월 말까지 불과 2개월 20일 남짓 남았다.

백신 접종 속도가 늦어진 것은 초기에 백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AZ 백신의 혈전 부작용으로 예정돼 있던 약 18만명의 접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지난 8일부터 특수·보육교사, 어린이집 간호인력 등 14만2202명에 AZ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연기했다. 60세 미만 3만8771명에 대한 AZ백신 접종도 한시적으로 보류한 상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매우 드문 부작용이 확인되었으나, 특정한 위험요인은 찾을 수 없어 연령별 접종 제한이나 특별한 조치는 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백신 접종의 위험과 이익에 대한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비공개로 열고 AZ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오는 11일 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백신 수급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정부는 2분기 얀센(600만명분), 모더나(2000만명분), 노바백스(2000만명분) 백신을 추가로 들여오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도입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의원 출신의 박인숙 서울 아산병원 소아심장과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 "(백신 접종에 대한)지침이 계속 바뀌고 있어서 현장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정부에서 여러 종류의 백신을 일찍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국민 2.2%의 백신 접종률은 해외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실적이다. 국제 백신 접종 통계 사이트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각) 기준 코로나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 비율은 이스라엘 61.18%, 영국 55.08%, 칠레 37.37%, 미국 32.89% 였다.

우리나라 접종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 가운데 남미의 콜롬비아에 이어 35위를 기록했다. OECD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접종 속도가 더딘 국가는 뉴질랜드(1.47%)와 일본(0.82%) 두 나라였다.

한편 정 총리는 전날 회의에서 국산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를 언급하며 "정부는 국산 치료제가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국내외 치료제 개발 동향을 예의주시해 효과성 확인 시 조기도입해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명지 기자 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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