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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코인 효과' 못 누린 넷마블...이유는 타이밍에 있었다

2022.06.28. 오전 11:00
by 시그널뉴스팀

목민 네이버프리미엄의 [프리미엄 인사이트] 코너는 일반적인 뉴스나 기사가 아닙니다. 정말 알아야 하는 경제와 시장을 꿰뚫는 시황을 알려드리는 고품질의 콘텐츠입니다. 기사로 보지 마시고 심도 깊은 콘텐츠로 생각해주세요. :)

넷마블은 언제나 타이밍이 아쉽다.

국내 굴지의 대형 게임사, 자산 규모로 대기업에 준하는 넷마블이 정작 가상자산(코인) 시장에선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유동성 시기에도, 큰 재미를 못 보며 좀처럼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해답은 '타이밍'에 있었습니다. 돈 버는 게임, 이른바 플레이 투 언(P2E) 시장이 개화할 때, 속도감 있게 시장에 콘텐츠를 내놓지 못한 탓에 시장 주도권을 위메이드에 넘겨주고 만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일은 어떻게 될 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략을 들여다봐야합니다.

넷마블의 두 가지 전략

1. 글로벌은 바이낸스

2. 국내는 카카오와 맞손

후발주자 넷마블, 속도를 위해 두가지 방식을 택하다

글로벌 코인 1위 거래소 바이낸스 손을 잡다.

넷마블은 일찍부터 코인 시장에 관심을 두고 2019년 빗썸 인수전에 뛰어들 만큼, 발빠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규제를 우려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지난해 8월, 위메이드 위믹스 기반의 미르4 글로벌에게 주인공 자리를 넘겨줘야 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굉장한 속도전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에선 가장 발빠른 대응이었습니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글로벌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와의 협업, 그리고 국내 대표 블록체인 사업자 카카오 클레이튼과 손을 잡은 것입니다. 바이낸스와의 협업은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가, 카카오와의 시너지는 넷마블이 별도 자회사를 두고, 사실상 경영진이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먼저 넷마블은 지난해 말, 업비트에서 퇴출돼 사장 위기에 놓였던 바이낸스 기반의 코인 프로젝트 '큐브(구 아이텀게임즈)'를 전격 인수했습니다. 지난 2018년 설립된 큐브는 모바일 게임에 P2E 시스템을 단기간에 적용하는 미들웨어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BSC 상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바이낸스의 최고운영책임자이자 창업주인 자오 창펑은 넷마블의 큐브 인수 당시 트위터를 통해 직접 "환영한다"고 메시지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이후 넷마블은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를 통해 바이낸스와 공식 제휴를 맺고,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 기반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넷마블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에 최근 파트너사 모집에 적극 나서며 웹툰 분야에 ▲레드아이스스튜디오 ▲키다리스튜디오 ▲스튜디오그리고, 게임 분야의 ▲블루포션 ▲슈퍼캣 ▲플로피게임즈 ▲오아시스VR ▲플린트 ▲0x& 등을 합류시켰습니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스튜디오룰루랄라 ▲에이치앤엔터테인먼트 ▲서브라임 ▲초록뱀 ▲테이블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IP를 보유한 기업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밖에도 ▲메가박스 ▲뮤직카우 ▲유니티테크놀로지스 ▲디캠프 또한 파트너스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바이낸스 기반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어 넷마블 큐브와의 연동을 통해 시너지를 모색한다는 계획입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큐브가 게임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직접 제공하겠다고 밝힌 점입니다. 큐브 플랫폼에 합류하는 게임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실제 구현 여부는 더 시간이 흐른 후 알게 될 듯 싶습니다. 아직까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습니다.

내수 사업은 카카오와 함께 간다

넷마블 블록체인의 또다른 축은 마브렉스(MBX)입니다. 넷마블은 별도 자회사를 두고, 올해 초 MBX를 발행했습니다. 넷마블의 첫 자체 발행 코인으로, 카카오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큐브가 바이낸스에 뿌리를 내렸다면, MBX는 카카오 생태계에 합류한 것입니다.

넷마블이 큐브 인수와 별개로 별도 가상자산을 발행한 이유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바이낸스라는 한축과 더불어 국내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카카오와도 손을 잡아 투트랙으로 시장 육성에 나선 것입니다.

또한 시장에 빠른 변화를 쫒아가기 위해, 일단 자리를 잡은 큐브를 인수해 스터디를 진행한 후 자체코인 MBX를 띄워 보다 정밀한 블록체인 시장 공략을 나서겠다는 의지도 엿보입니다.

실제 넷마블은 ▲A3:Still Alive(A3) 글로벌 버전 ▲골든브로스 ▲제2의 나라: Cross Worlds ▲모두의 마블:메타월드 ▲몬스터 길들이기 후속작 등 핵심 캐시카우 상당수에 MBX를 접목하기로 했습니다. 넷마블이 밀고 있는 주요 게임 대부분에 MBX가 적용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큐브의 사례처럼 외부 파트너를 모으는 것보다, MBX는 내부 콘텐츠의 P2E 적용에 무게 중심을 둔 모습입니다. 단 앞서 정리했듯, 국내에선 P2E가 불법인 탓에 사실상 우회접속만 가능합니다.

결론: 넷마블의 '코인 굴기' 초기 성과는 그다지...

일거래량 큐브는 3억, MBX는 7억

한때 코인 자산만 70조원에 달했던 넷마블은 27일 기준, 4분의1 수준까지 쪼그라든 상황입니다. 첫 자체코인인 큐브의 경우, 총 발행 예정 공급량은 100억개로 개당 가격 180원을 적용하면 1조8000억원 규모입니다. 코인원 상장 후, 1200원까지 뛴 것을 생각해보면 7분의1 수준까지 급락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거래량을 살펴보면, 일간 기준으로 약 3억원 수준입니다. 업비트에 상장하지 않아, 거래량이 더 낮아진 측면이 있죠. 해외 거래소인 MEXC에서 전체 거래량의 절반 가량이 나오고 있으나, 사실 규모가 적어 큰 의미는 없습니다. 최근 시세 급락으로 기로에 서 있는 클레이의 일간 거래량이 100억원 규모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턱 없이 적은 수준이죠. 경쟁사라 볼 수 있는 글로벌 P2E 대장주 엑시인피니티의 일거래량은 무려 1000억원 수준에 달합니다. 심지어 위메이드의 위믹스도 일거래량은 500억원에 육박합니다.

넷마블 본체 코인 MBX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MBX의 총 발행 예정 공급량은 10억개로 개당 가격은 1만2000원, 시가총액은 12조원에 달합니다. 올초에 개당 8만원까지 치솟은 것을 떠올려보면 마찬가지로 7분의1 수준으로 급락했습니다.

거래량은 더욱 참혹합니다. 클레이튼 기반의 디파이 거래플랫폼인 클레이스왑과 빗썸을 통해 사고 팔 수 있으면, 일 추정 거래액은 7억원 가량입니다.

정리해보면, 두 코인의 시총을 더하면 무려 14조원에 육박하지만 거래량이 턱없이 적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 사고 파는 이들이 없어 실제 가치라 여기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물론 업비트나, 빗썸에 진입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이슈의 중심으로 이름이 올라가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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