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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 탈세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주병진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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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9. 11. 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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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과 함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개그맨 강호동이 일련의 세무사건에 휘말려 은퇴까지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그를 비난하는 입장에선 '잠정'이란 단어로 꼼수 쓰지말라며 한층 가열찬 공격을 하고 있고, 옹호하는 측에선 강호동닷컴 사이트까지 만들었다.

허나 강호동을 두고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팬들은 물론 기자들조차 제대로 파악못하고 생각 나는대로 의견을 내뱉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있어 보인다.





일단 사건을 정리해보면, 국세청쪽에서 강호동에게 억대의 세금 추징을 부과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를 언론이 기사화하면서 '강호동 탈세'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고 이에 부화뇌동한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급격한 여론몰이가 시작된 것이고, 그래서 이런 지경까지 온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담 세무사를 통해 조세회피 시도는 했을 수 있겠지만 탈세를 한게 아니다. 이게 뭔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하는 무지렁이들이 있을까봐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탈세'라는건 흔히 생각하듯 고의적으로 세금을 줄이거나 안내기 위해 이중장부를 쓰거나 가짜 증빙을 제출하는 등 악의적인 꼼수를 치는 행위를 말하는데, 이는 정말 나쁜 범죄로 마땅히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에 적용되는 것은 과소납부에 의한 부족분 '추징'이다. 여기서 말하는 추징은 계산착오로 납부해야 할 돈을 덜 냈으니 그만큼 더 내라고 청구하는 것이고, 강호동 입장에선 기한 내에 전액을 국세청에 납부만 하면 끝나는 거다. 이는 유리알 봉급자들이 세액계산이 잘못되서 연말정산 소득공제 시 환급이 아닌 추징으로 급여를 토해내는 경우와 같다고 보면 된다.





혹자들은 왜 추징액이 수 억대가 되도록 모를 수 있냐면서 고의성을 주장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매년 TV출연과 각종 행사, 개인 사업 등으로 백억 단위 수입을 갖는 강호동 같은 A급 연예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세금관리를 전문가인 세무사에게 일임했기 때문이고 그 과정에서 수입에 대한 지출 증빙이 경비성 항목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일련의 뉴스 기사로 대신하겠다. 이 때문에 강호동이 뉴스가 나간 후 사과성명을 내며 즉각 세금납부를 약속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하겠다.

일반적으로 세무사의 일은 정확한 세금 납부와 세금을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줄일 방법, 즉 절세할 꼼수를 찾아 고객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고 이를 통해 그의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데, 이번 건의 경우를 들어보면 강호동이 주변 사람에게 회식을 쏘거나 했던 부분의 발생 비용을 경비 항목으로 인정해주지 않은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담당 세무사도 상당히 곤란한 지경에 빠졌을거다.


이렇듯 알고 보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닌데 강호동은 결과적으로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다. 사건전말 자초지종을 이해시키고 설명할 새도 없이 이미 연예인 강호동은 '탈세범'의 낙인이 찍혀버렸고 이로 인해 하던 모든 프로그램 하차선언까지 하게 됐다. 

억울할 법도 하지만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고 기약없는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니... 항상 남을 대하고 그들을 즐겁게 만족시키는 업을 갖는 사람 입장에서 답답하고 죽고 싶은 심정일 것 같다. 이런 그를 보자니 낮에 본 무릎팍도사 재방송에 나온 주병진이 떠올라 오버랩 된다.


박복하고 가난한 어린시절을 딛고 사업가이자 젠틀한 개그맨으로 대성공을 거뒀다가 불미스런 성추문 사건으로 한순간에 나락에 빠졌던 주병진. 최종 무죄판결에 손해배상 소송에도 승소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파렴치범 취급하며 안좋은 눈초리로 쳐다보기에 주병진은 여전히 트라우마를 겪으며 연예계 복귀를 주저하고 있다. 그와 동일시할 순 없겠지만 상황은 강호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최근 종편행 얘기가 나오며 1박2일 하차와 관련한 KBS와의 불협화음과 그를 고소했다는 사업가 전모씨가 모종의 연관이 있지 않을까.. 과연 전씨는 얼마나 깨끗하길래 신정환도 고소했었고 옛날에 강호동에 손찌검까지 했었다고 당당히 인터뷰를 할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건 언젠가 때되면 밝혀질 부분이겠고, 당장은 강호동의 급작스런 브라운관 은퇴가 아쉽고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 행동했으면 한다.


한 개인의 생활이나 사적인 부분을 공인이란 이유로 까발리고 비난하는 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마음의 상처를 주는지 우린 많이 봐왔다. 안재환과 최진실 남매부터 시작해서 최근에는 송지선 아나운서까지 최악의 결말을 낳았어도 고쳐지지 않고 반성없는 부분을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어차피 최종적인 판단과 행동은 연예인 본인이 알아서 결정한다. 옐로우 저널리즘도, 무차별적 비난이나 옹호하는 사람들도 이젠 자중하고 냉정히 이후의 흐름을 관망하는 게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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