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 나랑 결혼하자” 스토킹 혐의 30대, 구치소서 소름 돋는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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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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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생활비 부족하다며 계좌번호도… 경찰, A씨 추가 입건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전 연인을 스토킹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남성이 구치소에서도 피해자에게 구애하는 듯한 내용의 손편지를 발송했다가 경찰에 추가로 입건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A(35·구속)씨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A씨는 구치소 수감 중이던 지난달 15·20일, 이달 3·6일 총 네 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자필 편지를 보냈다.

지난달 편지에서 A씨는 피해자에게 ‘결혼해서 애 낳고 행복하게 살자. 접견 와 달라’고 했다.

이후 피해자가 답장을 보내오지 않자 그는 ‘어떻게 할지 답장은 해 줘야지.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잖아’, ‘하루빨리 합의서가 들어가야 하니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심지어 ‘구치소 생활비가 부족하다’면서 자신의 계좌번호를 적기도 했다.

피해자는 지난달 말 편지를 받자마자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잠정조치 1∼3호(각각 스토킹 중단 서면 경고·100m 이내 접근 금지·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를 법원에 신청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A씨는 이런 조치에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계속 편지를 보냈다.

피해자는 이달 10일 다시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는 “이제 겨우 일상을 회복하려는데 자꾸 편지가 오니까 끝난 것 같지 않고 계속 불안하다”면서 “제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법원에서 필요한 조처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지난해 교제 중이던 피해자가 외출하지 못하도록 신발과 옷을 버리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지인과 연락하지 못하도록 연락처를 차단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피해자에게 ‘연락이 닿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는 같은 해 12월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며 관할 지구대에 첫 신고했다. 그러자 A씨는 “한 시간 안에 안 오면 죽여 버린다”며 약 2시간 동안 피해자에게 130통 넘게 전화했다.

A씨는 같은 달 피해자에게 다시 접근했다가 긴급체포됐고, ‘잠정조치 4호’를 적용받아 구속됐다. 잠정조치 4호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원활한 조사 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가해자를 최대 한 달간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두는 것을 말한다.

올해 1월 초 구속 기소된 A씨는 이달 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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