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별' 보아, 데뷔 20주년…밀레니엄 불러온 한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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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17. 오전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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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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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보아, 가수. 2030.08.17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피스 비 마이 네트워크 아이디(Peace B is my network ID). 우린 달라요. 갈 수 없는 세계는 없죠." 한국 대중음악의 밀레니엄은 가수 보아(34·권보아)와 함께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갈 수 없을 거 같았던 세계'로 뻗어나가게 만들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보아는 '아시아의 별'로 통하는 명실상부 '한류스타의 원조'다. '넘버 원' '아틀란티스 소녀' '걸스온탑' '발렌티' 등의 대형 히트곡을 내며, 일본을 중심으로 한류를 개척한 그녀에게는 '작은 거인'이라는 별칭도 붙는다. 보아 덕에 후배 가수들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진 것에 대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보아는 지난 1998년 초등학교 6학년 때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에게 발탁됐다. 이후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친 그녀는 만 14세이던 2000년 8월25일 데뷔 앨범 '아이디 ; 피스 비(ID; Peace B)'를 발표했다.

이듬해 일본에 진출한 뒤부터 보아의 실력과 가능성이 크게 드러났다. 애초부터 보아의 활동 영역은 한국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이었다. SM의 기획, 마케팅, 시장조사 노력과 맞물리면서 보아는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다.

특히 2002년 일본에서 발매한 현지 첫 정규앨범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로 한국 가수 최초로 오리콘 일간, 주간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 앨범은 10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2008년 미국 진출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보아. 2020.08.17. (사진 =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이후 보아는 일본에서 톱가수 반열에 올랐다. 오리콘 차트에서 수차례 정상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현지 최고의 가수들만 출연한다는 일본 연말 최대 음악 축제인 NHK '홍백가합전'에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 연속 출연하기도 했다.

2008년 출연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미국 진출을 위해서였다. 그 결과 2009년 보아는 셀프 타이틀 앨범 '보아(BoA)'를 통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진입했다.

지금이야 '방탄소년단', '슈퍼엠' 같은 팀이 '빌보드 200' 1위를 비교적 쉽게 차지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이 차트에 진입한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가요계에 기념비적인 쾌거였다.이처럼 2000년대 일본의 한류붐 조성, 2010년대 한국 가수들의 빌보드 진출 러시의 선봉에 보아가 있었다.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해이자, 만으로 20대의 마지막을 보내던 지난 2015년에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 15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이미자, 이선희 등 국민 가수들이 공연한 상징적인 장소로 대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앞서 남성 아이돌 그룹 'H.O.T'와 '젝스키스' 등이 이 무대에 올랐으나 여성 아이돌이 홀로 공연한 사례는 없다. 그런데 보아가 그 불문율을 깨트린 것이다.

[서울=뉴시스] 보아, 가수. 2030.08.17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아는 싱글과 미니앨범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아홉 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그녀가 앨범을 낸 흐름을 들여다보면, 알게 모르게 보아가 영향을 준, 여성서사의 주체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2005년 갓 스무살이던 보아는 '걸스 온 탑'에서 노래했다. "모든 게 나에게 여자가 여자다운 것을 강요해"라고.

30대 초반이 된 보아는 지난 2018년 '2018년판 걸스 온 탑'이라 할 수 있는 '우먼'에서 13년 전을 돌아본다. "여자다움을 강요한 그 때, 여자다움을 몰랐건 그 때"라고. '걸스 온 탑'은 여성 솔로 가수의 대표주자로 살아온 '걸 크러시' 보아를 대표하는 곡. 자신감 넘치며 당당한 여성상을 표현했다. '걸스온탑'이 소녀의 당당함이었다면 '우먼'은 여성의 당당함을 노래한다.

또 '우먼' 뮤직비디오에는 다양한 인종, 연령대의 여성들이 나온다. 단순히 성, 인종을 넘어 '내가 아닌 누군가 되려고 한다'는 의식보다는 '있는 그대로 더 멋있는' 것을 강조하는 노래. 그건 다양성이 화두인 지금과도 맞물린다. 데뷔해서 20년을 살아오는 동안, 보아는 한류뿐만 아니라 사회의 진화에도 기여했다.

10대 가수의 대표주자였던 보아는 SBS TV 'K팝 스타' 심사위원, '보이스 코리아 2020' 코치의 모습을 통해 따듯한 카리스마를 갖춘 멘토의 모습을 보여준다. 보아를 통해 '좋은 어른'이 되는 과정은 간단치 않지만, 그럼에도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된다.

[서울=뉴시스] 보아, 가수. 2030.08.17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년 동안 구설 없이 성실하게 가수 생활을 해올 수 있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보아의 데뷔 20주년을 단지 낭만적으로 기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결기와 노력에 대한 진정성을 기억해내야 하는 이유다.

보아의 히트곡은 뿌리가 깊어 여전히 무성한 잎사귀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그녀의 데뷔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아워 비러브드 보아(Our Beloved BoA)'가 예다.

엑소 백현이 '공중정원', 볼빨간사춘기가 '아틀란티스 소녀'를 재해석해 다시 선보였다. 미국 팝스타 갈란트는 보아의 동명 대표곡인 '온리 원'을 다시 불렀다. 갈란트는 보아의 오랜 팬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 가수 유키카는 보아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보아의 음악적 영향은 국경,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그녀가 한류의 개척자이자 현재 진행형인 이유다. 지금 한류의 위상이 그녀의 위치를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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