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세이] "MP3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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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17.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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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엠피쓰리’가 올라왔다. 요즘 시대에 화제가 되기 어려운 키워드였다. 한 누리꾼이 트위터에 “근데 전부터 궁금했어요 이게 뭐야?”라고 질문한 것이 발단이 됐다.

/SNS 갈무리


사진에는 아이돌그룹 2PM 멤버 민준(개명 전 준수)이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들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2PM의 팬인 게시자는 멤버들의 사진을 보다가 이상한(?) 물건을 발견하고 무엇인지 궁금해서 질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품은 2009년경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아이팟 제품을 분홍색 케이스에 끼운 것이다. 처음에는 ‘아이팟 몇 세대인지’ 묻는 줄 알았으나 글쓴이가 ‘MP3 플레이어 자체를’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깜짝 놀랐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MP3를 모르는 세대를 눈으로 확인한 누리꾼들은 ‘혼돈의 카오스’에 빠졌다. 화제가 된 글은 게시 하루 만에 5300회 이상 리트윗됐고 댓글도 주렁주렁 달렸다.

댓글의 대부분은 놀랍고 슬프다는 반응이었다. 어떤 이는 스스로를 ‘할머니’라고 칭하며 서러워했고, 20살이라는 누리꾼은 ‘젊은 줄 알았는데 벌써 구시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오열 중’이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기록의 가치가 있는 사건'이라는 평가마저 달렸다.



원글 게시자는 여러 댓글의 도움으로 MP3의 개념을 알고 난 뒤 '신기하다'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세대 간 구분이 전자기기의 사용 여부로 나뉘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카세트 플레이어, CD플레이어, 삐삐, 시티폰, PCS 등은 연령에 따라 사용 경험이 없거나 아예 존재 자체를 모를 수 있다.

MP3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상화된 시대에 MP3 파일을 기기에 넣어 듣는다는 행위 자체가 생소해진 지 오래다. 아이팟 기기는 물론이고 아이팟 광고에서 흔히 봤던 ‘유선 이어폰’조차 지금은 들고 다니는 이를 보기 힘들다.

예전 아이팟 광고. 길게 늘어진 유선 이어폰이 세월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널리 쓰였다가 사라지는 전자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뭘 사용해봤는지 물어보면 나이를 가늠할 수 있을 지경이다. 이로 인한 ‘세대 충격’은 계속 발생하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많은 생각에 잠길 것이다.

상상해본다. 언젠가는 스타가 아이폰을 든 사진을 보고 “저게 대체 뭐예요?”라고 묻는 세대가 나타나지 않을까. 그때는 과연 어떤 세상이 펼쳐져 있을까.

김명상 기자(terr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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