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靑, 투기 논란 김기표 반부패비서관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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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6.27. 오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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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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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청와대 제공

청와대가 27일 최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김기표(49)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사실상 경질 조치했다. 김 비서관이 지난 3월 임명된지 약 3개월만이다.

김 비서관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사회적 공분이 거세게 일자 문재인 대통령이 공직자들의 불공정 행태와 부패 근절을 위한 카드로 임명한 인사여서, 그의 투기 의혹은 큰 파장을 냈다.

청와대는 이날 김 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했으며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자진 사퇴 형식이지만, 사실상 경질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비서관은 전날까지도 추가 의혹에 적극 해명하며 “공직자의 도리에 맞게 조치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비서관의 경질 소식을 전해진 이후인 오후 2시 기자들을 만나 “반부패비서관은 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바라는 공직자의 도리와 사회적 책임감을 감안할 때 더 이상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김 비서관의 투기 의혹은 임명된 3개월동안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 관보에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이 실리고 언론이 이를 취재하면서 드러났다. 관보를 보면, 김 비서관의 부동산 재산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상가 2채(65억4800만원) 등 총 91억2600만원 상당이며, 금융 채무가 56억2400만원에 달한다. 상당 부분 대출로 부동산 매입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전후 주거 목적이 아닌 수도권 부동산에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구입)’ 투자를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이 가운데 2017년 6월 매입해 보유 중인 경기도 광주 송정동 임야(1578㎡·4900만원 상당)를 놓고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 땅은 도로가 연결돼 있지 않은 맹지이지만, 경기 광주 송정지구 개발로 새로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빌라 단지와 인접해있다.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소유 부동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하지만 김 비서관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던 지인이 매수 요청을 해 부득이하게 취득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투기가 아니라 오히려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고 땅을 샀다는 것이다. 그는 26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입장을 내고 “일부 언론에서 해당 토지가 광주 송정지구와 인접해 부동산 개발로 인한 시세차익 등 투기 목적의 취득인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토지는 송정지구 개발사업과는 전혀 무관하고, 토지를 취득할 당시 이미 이런 사실을 인지했기에 개발을 통한 지가상승 목적으로 매수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토지는 자금 사정이 좋지 않던 지인이 매수를 요청해 부득이하게 취득하게 된 것”이라며 “다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오해를 드린 점에 대단히 송구하다. 광주의 해당 토지 등은 모두 신속히 처분하고자 협의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직자의 도리에 맞게 조치하고 성찰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런 해명에도 청와대가 그를 경질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은 다른 직책도 아닌 반부패비서관으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의 해명 내용과 과정을 둘러싸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을 임기 말 핵심과제로 제시한 상황에서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할 반부패비서관이 논란의 당사자 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더욱 뼈아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외숙 인사수석 임명 이후 ‘검증 논란’ 주요 인사

청와대 김외숙 인사수석 등 실무라인의 인사 검증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은 완전하지 않다”면서도 “그와 관련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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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wo Koreas correspondent & Author of "the Secret of Israel military forces(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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