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1,2위 OTT 웨이브⋅티빙 합병설 급부상… 미디어 시장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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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부사장 "넷플릭스에 맞서 웨이브와 티빙 합병 원해"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연기설 속 KT 유력 후보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부장(부사장). /SK텔레콤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토종 1,2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설이 불거지고 KT가 계열 위성방송사를 통해 케이블 방송 현대HCN 인수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상 미디어 시장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한다면 넷플릭스 바로 이길 수 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이동통신) 사업부장(부사장)은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OTT포럼 하반기 세미나에서 축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 부사장은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 이사이기도 하다.

유 부사장은 "국내 OTT 시장은 민관이 함께 수출을 주도했던 과거처럼 대규모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플랫폼을 만들든 콘텐츠를 교환하든 넷플릭스를 상대로 단일화해도 이길까 말까 하는데 이대로 (내부 경쟁으로) 가면 1년 내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굉장히 강하다"고 했다.

유 부사장은 "각자 입장이 있겠지만 웨이브는 K-OTT 대표주자로서 (티빙과) 합병할 생각이 당연히 있다"며 "합병이 되면 (넷플릭스를) 바로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유 부사장은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을 지난 2009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당시 SK텔레콤은 애플 아이폰을 받지 않고 삼성전자와 옴니아를 만들었다"며 "옴니아는 처음엔 물건이 아니었지만 그러다가 삼성전자에서 갤럭시가 나왔고 지금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65%가 삼성전자이고 20%가 애플"이라고 했다.

또 구글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는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함께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가 있다"며 "구글이 그간 조금씩만 수익을 가져갔는데 최근 정책을 바꿔 30% 가량을 떼어가고 있다. (이처럼) 구글과 넷플릭스가 더 좋아 보일 수 있겠으나 시장을 최종 잠식하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유 부사장은 "웨이브 입장에서도 넷플릭스를 받으면 장사하는 입장에서 더 쉽게 갈 수 있으나 그렇게 되면 한국 콘텐츠 생태계가 망하고 ‘식민지’가 될 것"이라며 "위기의식과 분노를 갖고 있고, 빠른 시간 내 (합병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지난 6월 기준 OTT 앱 가운데 웨이브(271만명)와 티빙(138만명)을 합치면 사용자수가 409만명으로 넷플릭스(466만명)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현대백화점이 매물로 내놓은 현대HCN의 새 주인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15일 마감된 현대HCN 본입찰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가 모두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LG유플러스가 대형 케이블TV 인수합병(M&A)을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SK텔레콤과 KT스카이라이프의 경쟁으로 좁혀졌다.

그중에서도 업계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하게 손꼽았다. KT스카이라이프가 SK텔레콤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고 인수가격도 더 높게 제시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원하는 인수가는 5000~60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주인으로 사실상 KT스카이라이프로 가닥이 잡혔지만 현대백화점이 추가 검토를 위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 일정을 당초 24일에서 내주로 늦췄다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경우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6%에 달하는 ‘공룡1위’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KT계열(스카이라이프 포함) 32%, LG유플러스 계열 25%, SK텔레콤 계열 24%다. 여기에 약 4%의 점유율을 보이는 현대HCN까지 KT계열 품에 안기게 되면 KT의 점유율은 36%가 된다.

[박현익 기자 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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