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 청신호…"중증 환자 5명 효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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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25.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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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원 이뮨메드 대표 인터뷰

항바이러스제 `HzVSF` 투여
20·80대 중증 환자 5명 호전
식약처 첫 `치료목적 사용승인`

외국파트너와 치료제 개발예정
시간 걸리는 국내 임상은 포기
해외서 "긴급임상 해달라"요청


"외국 정상까지 나서 우리 제품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쓰고 싶다며 임상을 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러스억제물질(VSF)에 기초한 항체신약(HzVSF) 개발 업체인 이뮨메드의 김윤원 대표는 25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동남아시아 2개 국가 최고지도자, 유럽의 보건의료 총책임자가 HzVSF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쓰고 싶다며 여러 루트를 통해 자국 내 임상시험을 문의해왔다"면서 "곧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뮨메드는 당초 항체신약 후보물질인 HzVSF를 B형간염과 인플루엔자 등의 바이러스 억제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 1상을 마쳤다. 그런데 HzVSF가 코로나19에도 효과를 보이면서 첫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내준 국내 약물은 HzVSF가 유일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살 등 증상이 생기는데 이는 자연 치유를 돕는 VSF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 대표는 "쥐에게서 VSF를 처음 발견했고, 이를 인체에서도 찾아내 HzVSF로 이름 붙였다"며 "기존 HzVSF 용량을 1000배가량 키워 중증환자에게 투여하면 코로나19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수차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영남대병원, 충남대병원에서 총 5명의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HzVSF를 투여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병원에서 80대와 20대 중증환자에게 HzVSF를 각각 3회, 2회 투여해 완치 결과를 얻었다"며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HzVSF를 맞고 체내 바이러스 활동이 억제되면서 급성폐렴 등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영남대병원과 충남대병원이 HzVSF 사용을 요청하자 식약처가 승인해준 것은 효과를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HzVSF가 보조가 아닌 주요 치료제로 사용됐는지에 대해선 "HzVSF는 다른 치료제 대안이 없는 긴급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됐다"며 "투여 환자들 상태가 모두 개선됐다는 것은 치료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한 이뮨메드는 HzVSF를 명실공히 코로나19 치료제 신약으로 만들어 시판하기 위해 국내에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선 기존에 B형간염 등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마친 것과는 별개로 다시 세포실험부터 동물임상, 사람 대상 임상 1~3상 등을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세포 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지를 살피는 세포실험에서 B형간염 임상 1상 때는 성공적이었지만 코로나19에서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다음 단계인 임상 진행이 막혀버린 상태다. 김 대표는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것은 특정 세포 내에서가 아니라 체내에서 세포 간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효과를 내는 것"이라며 "HzVSF를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투여해 증상을 개선시키는 성과를 냈는데도 세포실험 결과 때문에 임상이 보류되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병원에서 개별 환자 치료와 별개로 신약 허가를 받으려면 세포실험부터 효력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규정을 어길 수 없어 자료 보완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임상이 막히면서 김 대표는 임상 요건이 덜 까다롭고 신속한 진행을 할 수 있는 외국에 나가 치료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국내에서는 병원들이 개별적으로 HzVSF를 신청해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치료제 개발은 해외에서 진행할 것"이라며 "해외 파트너와 임상 및 개발 조건 등에 대한 협의를 마치는 대로 외국에 나가 긴급임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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