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은 늘 1심에서 5년형을 받아왔다" 주진형 책 속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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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8.29. 오후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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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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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재벌 총수가 횡령이나 배임으로 기소되면 1심에서 5년을 선고합니다. 그러면 2심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만들어서 3년으로 줄여줘요. 정상 참작으로 형을 줄일 수 있는 한도는 50%거든요. 그 다음에는 경제발전에 공헌 운운하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합니다. 우리 형법에는 3년 이하의 형을 받으면 집행유예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거든요.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최근 저서 '경제, 알아야 바꾼다'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이 책은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이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배경을 문답 형식으로 담았다. 주 전 대표는 책에서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무력화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재벌 총수들이 집행유예를 받게 되는 과정을 쉽게 설명했다. 그는 법원이 '정상참작이 가능한 한도'를 이용해 징역 5년을 3년으로 줄이고, '3년 이하의 형은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결국 집행유예를 선고한다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5년을 때려서 국민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2심에서는 집행유예, 대법원에서는 집행유예 확정! 이 짓을 하는 것을 몇 번 보고 나니까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특경법의 양형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게 말 자체는 맞아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건 그 밑에 사법부 불신을 깔고 있는 거지요. 돌아가신 김기원 선생님이 이 방안을 발의했고,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서 이것이 법안 발의까지는 되었지만 그 단계로 머물러 있고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습니다."

책은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으면서 재조명됐다. 트위터에서는 책 내용 일부를 찍은 사진이 2000회 이상 리트윗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주 전 대표가 이야기하는 '재벌 총수'를 이 부회장에 대입하며 우려를 표했다. 이 부회장 역시 결과적으로는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것 아닌가 하는 시선이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가능성을 언급하며 '3·5법칙'을 들었다. '3·5법칙' 역시 법원이 재벌 총수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뒤,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는 것이다. 주 전 대표가 책에서 언급한 내용과 같다. 박 의원은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 특경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제가 부족해서 아직 논의조차 안 되고 있지만 오늘 이재용 재판과 같은 일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발의했다.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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