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3년 연속 0%대 초저물가…코로나 사태로 디플레 시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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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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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후 0%대 물가 고착화…코로나 사태로 초저물가 심화
고령화·저성장에 인플레 압력 약화…적극적인 수요진작책 필요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와 수요 위축 등으로 초저물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0%대의 역대 최저 초저물가 현상이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최소한 3년 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우리 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와 인구감소, 저성장 등으로 수요 부문의 인플레 압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 시계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수요 진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2000년대 초반 3%대에서 2000년대 후반엔 2%대, 2010년대엔 1%대로 단계적으로 낮아진 후 지난해엔 0.4%로 1965년 물가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물가가 0%대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상승)했던 1998년(0.8%)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유가가 급락한 2015년(0.7%) 등 두 차례 뿐이었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같은 대형 외생변수가 없었던 지난해 물가가 0%대로 떨어진 것은 초저물가 현상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경제 연구기관들은 0%대 물가가 올해~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정망 보고서에서 올해 물가가 0.5%에 머물고 내년에도 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가 3년 연속 0%대에 머무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투자 등 전반적 수요 위축에다 고교 무상교육과 복지 확대 등 정부 정책, 유가하락 등이 복합되면서 물가가 5월(-0.3%)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초저물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KDI는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3.1%로 높아지고 국제유가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대인플레이션과 수요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물가가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특히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결합하면서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저물가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국내 저물가 지속은 구조적 요인이 저변에서 작용하는 가운데 경기적(수요) 측면의 중장기적 물가하락 압력과 공급측 하방요인이 더해져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저물가 요인으로 수요 측면에서는 저성장과 낮은 GDP갭률(실제 GDP와 잠재GDP의 차이)로 인한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 저하, 가계부채 누증과 고용여건 악화로 인한 소비여력 제한 등을 꼽았다. 공급측면에서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및 원화가치 안정을 꼽았고, 구조적 요인으로는 고령화로 인한 수요 감소, 생산비용 감소, 온라인 쇼핑 증대 등 소비행태 다양화를 꼽았다.

하지만 이런 저물가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저물가 지속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실질금리가 상승해 경제주체의 투자 및 소비가 위축되고 생산이 감소할 수 있다”며,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인한 고용 축소가 가계소비 및 지출의 감소를 유발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과잉공급을 촉발해 저물가 또는 디플레이션 반복의 악순환 발생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저물가의 악훈환을 방지하기 위해선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실물경제를 부양하고,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인 점을 감안해 감세를 포함한 수요 진작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지적했다. 동시에 고령층의 소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일자리와 실버산업 육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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