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한 구청장을 위해 응원 현수막 내건 구청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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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09. 오후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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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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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청 청사에 구청 직원 명의로 오는 30일 임기를 마치는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김성현 기자 kksh@


부산 해운대구청에 구청 직원 명의로 오는 30일 임기를 마치는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낙선한 구청장을 위해 직원들이 직접 현수막을 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9일 해운대구청 내부 지정 게시대에는 ‘해운대를 위해 일만 하신 구청장님. 사랑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해운대구직원가족 일동’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지난 2일 등장한 가로 6m 세로 3m 크기의 이 현수막은 구청 직원들이 직접 제작해 게시한 것이다. 6.1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구청장을 위해 구청 직원들이 응원 현수막을 단 것은 부산에서 처음이다.

구청 직원들은 4년간 함께 일한 홍 청장을 위해 격려의 의미로 현수막을 달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 청장이 임기 내내 소통을 잘했고, 민원인을 직접 만나는 ‘OK구청장실’을 운영해 구청의 악성 민원을 많이 해소한 점 등을 감사한 이유로 꼽았다. 홍 청장은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주 금요일 ‘OK 공감 구청장실’을 운영해 총 1079건의 건의사항을 처리했다.

이 현수막은 9일까지 일주일 동안 걸린 뒤 다른 현수막으로 교체된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도시 행정 전문가로 지난 4년 동안 상대하기 힘든 굵직한 민원들도 직접 챙겨 직원들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런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가 직원들이 직접 문구를 고민해서 현수막을 달게 됐다”고 밝혔다.

해운대구청 직원들의 자발적인 응원 현수막은 부산의 다른 구청 직원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부산의 한 구청 과장은 “30년 넘게 공직 생활했지만, 낙선한 구청장을 위한 응원 문구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5주간 선거운동을 마친 홍 청장은 지난 2일 다시 출근하는 첫날에 이 현수막을 보았다. 홍 청장은 자신의 SNS에 현수막 사진을 올리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홍 청장은 “현수막을 처음 보고 깜짝 놀랐고 4년 동안 나 혼자만 열심히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솔직히 선거에 져서 속상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동안 가족이라고 표현한 공무원들이 나를 일만 했던 구청장으로 인정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우선은 학교로 돌아가지만 앞으로 해운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봉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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