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모더나 백신 정식 허가…'제2의 반도체 신화' 쓰는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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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2.15. 오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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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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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 11월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제공) 2021.11.18/뉴스1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하는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주'가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판매뿐 아니라 해외 수출도 가능해졌다. 삼성그룹이 '제2의 반도체 신화'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이오산업에서 글로벌 백신생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파이크박스주는 국내에서 허가된 코로나19 백신 중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으로는 최초로 위탁생산하는 백신이다. 이 백신은 지난 5월21일 수입품목으로 허가돼 수입, 공급되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0월부터 모더나로부터 위탁받아 생산해왔다.

식약처의 이날 정식 품목허가는 질병관리청이 지난 10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생산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던 데 이어 국내 판매를 정식으로 허가했다는 의미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국내 판매가 정식 허가되면서 국내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해외 현지 정부로부터도 승인을 받아 수출할 수 있는 첫 단추가 꿰어졌다"며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은 필리핀(11월26일)과 콜롬비아(12월2일)에서 이미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바이오산업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원료의약품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하는 수준이지만 지난달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의 코로나 mRNA 백신 원료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 백신 원료의약품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내년 2분기 생산을 목표로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설비 건설을 착공한 상황이다. 모더나와도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등을 포함한 협력 확대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분야의 성과를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경영 행보를 시작하면서 모더나 백신 생산을 최우선으로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위탁생산 초도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한달 이상 빠른 지난 10월 출하된 데도 이 부회장이 가석방 직후부터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이어가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한 영향이 컸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 중에도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코로나 백신 관련 공조와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매출 4507억원, 영업이익 1674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와 비교해 매출(2608억원)과 영업이익(743억원)이 모두 2배가량 늘었다. 시가총액은 사업 시작 10년만에 58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3개의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보유한 데 이어 지잔해 착공한 4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62만리터(ℓ)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1위로 도약한다. 삼성은 5·6공장 건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재계 한 인사는 "삼성이 반도체 산업에서 보였던 성장 사이클이 바이오 사업에서도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11월18일 세계 최대 생산기지가 될 '제 4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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