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으로 감소한 수출이 직격탄이었다. 2분기 수출은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분기 대비 16.6% 감소했다.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여 만에 받아든 최악의 성적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교역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투자도 부진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1.3%, 2.9% 감소했다. 그나마 소비가 살아나면서 더 큰 충격을 막았다. 민간소비는 승용차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다. 정부소비도 1% 늘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2.0% 감소했다. 2008년 4분기(-3.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 GDP에서 실질 무역 손익을 반영해 산출하는 GDI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다만 원유 등 수입품 가격 하락으로 교역여건에 개선되면서 GDP 성장률(-3.3%)보다는 높았다.
역대 최대 규모(35조1000억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7~8월 휴가철을 맞아 민간소비가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가 진정되는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수출 회복세 등을 반영해 다음 달 경제 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주열 총재가 “지난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어 방향보다는 폭에 관심이 쏠린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기업 투자가 부진하고, 고용시장도 얼어붙어 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수출 회복 속도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 연간으로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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