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카드' 전세계 품귀…1분 완판·웃돈 거래 '지포스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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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29. 오후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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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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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두 배 빠른데 가격 그대로
'RTX3080' 폭발적 인기몰이

수입업체, 용산전자상가 대신
쿠팡 등서 판매…가격거품 없애

PC부품 유통구조 바뀔지 주목
엔비디아가 지난 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론칭 행사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활용해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강력한 성능을 시연했다. 지포스 RTX 30 시리즈는 엔비디아가 새롭게 선보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장치)로 고사양 PC 게이밍에 탁월하다. 사진=LG전자 제공

“RTX30 시리즈에 대한 높은 기대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17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최신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3080’(이하 RTX3080)이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귀 현상을 빚었기 때문이다. 판매 1분도 지나지 않아 대다수 온라인 사이트에 ‘재고 없음’이 뜬 데 이어 중고장터엔 웃돈을 붙인 매물까지 등장했다. 엔비디아는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게재하는 한편 빠르게 공급을 늘리고 암매상도 막겠다고 약속했다.
가격 같지만 성능은 2배 뛰어나
엔비디아는 지난 1일 온라인 출시 행사를 열고 새로운 RTX30 시리즈를 공개했다. 17일 가장 먼저 출시된 RTX3080은 10기가바이트(GB) GDDR6 메모리를 장착했고 4K 게임을 초당 60프레임 이상으로 실행할 수 있다.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방식인 ‘암페어’ 기반으로 만들어 전작 대비 두 배가량 속도가 빠르지만 가격은 2년 전 출시된 RTX2080과 같은 699달러(약 81만원)부터 시작한다.

발표 행사 이후 성능 테스트 결과가 나오면서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엔비디아는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7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높았다. 특히 고해상도로 갈수록 성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구매 대기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전작과 비슷하게 초도 물량을 준비했지만 세계적으로 RTX3080에 대한 관심이 높아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만큼 머잖아 제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 RTX30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RTX3090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또 한번 ‘대란’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이 제품은 UHD보다 화소가 4배 더 많은 8K 게임을 60fps(초당 프레임) 이상으로 구동할 수 있다. 가격은 1499달러(약 174만원)부터다.
용산 대신 쿠팡서 판매
RTX3080은 국내에서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컴퓨터 부품으로는 이례적으로 기존 유통 창구인 용산전자상가 대신 쿠팡, 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용산전자상가 위주의 컴퓨터 부품 유통 구조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RTX3080을 수입하는 업체 상당수가 용산에 공급하지 않고 오픈마켓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했다. 가격은 100만원 안팎이었다. 부가가치세와 해외에서 들여오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합리적 가격이라는 게 소비자들의 평가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2018년 발매된 RTX2080도 699달러로 이번 제품과 가격이 같았지만 용산의 소매상에선 150만원 가까운 가격에 팔렸다. 용산전자상가의 도매상, 소매상 등 몇 단계 유통을 거치면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작다보니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재고 관리 등의 부담을 덜기 위해 대부분 물량을 용산전자상가의 도매상에 공급했다.

수입업체들이 관행을 깨고 오픈마켓을 택한 것은 소비자들의 변화 때문이다.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긴 배송 기간과 사후관리의 불편을 감수하고 싼 가격을 택한 것이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미국 아마존 등을 통해 제품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대책을 찾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업체들은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제품을 사올 경우 매출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 용산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깨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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