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장에서 좌절감을 느낀다.
우리 대부분은 일을 시작하면 잘해내고 싶어 한다. 대개 업무를 개선할 아이디어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열정과 지적 능력을 총동원해서 이런저런 제안을 해봤자, 내가 할 일이 아니라느니 전에도 시도해봤다느니 판을 흔들지 말라느니 하는 반응만 돌아온다.
주도적인 행동은 회의론에 부딪치기 일쑤다. 의견을 내도 곧잘 무시당한다. 지시를 따르라는 말만 듣는다. 그래서 우리의 일은 일련의 지시사항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창의성과 혁신은 존중받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시도를 멈춘 채 시키는 대로 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체념하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이다.
- <턴어라운드>, 서문 중에서
당신은 어떤 리더인가. 회사에 이직을 원하는 직원만 득시글해 기운이 빠져 있는가. "어차피 우린 안 돼"란 분위기가 그룹에 만연해 무기력한 상태인가. 신간 <턴어라운드> 저자 L.데이비드 마르케가 직면한 조직 상황이 그랬다. 1999년 그가 함장으로 부임한 전투용 고속 핵잠수함 산타페함은 거의 모든 지표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반면 이직률은 최고였다. "위에서 시키는 것은 뭐든지 다 한다"는 승조원들에게 사기란 찾아볼 수 없었다.
마르케가 함장이 된 지 1년 만에 산타페함은 대부분 지표에서 1등으로 올라섰다. 승조원과 장교의 복무 유지율도 수직 상승했다. "산타페함은 내가 함장으로 복무하는 동안 탁월한 성과를 거두었다. 거기서 그쳤다면 이 이야기는 십중팔구 오늘날 리더십 서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물 중심 리더십의 사례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10년이 지나자 그때 우리가 했던 일의 진정한 성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산타페함은 지금도 여전히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장교와 승조원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비율로 진급을 거듭하고 있다."
출처 : 박창영 기자, '활기잃은 조직 살리려면…부하를 리더로 키워라', 2020년 6월 26일, 매일경제
"네, 알겠습니다"의 위험성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은 쉽다. 그 쉬운말이 오히려 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려왔다.
그러나 주인이 되게끔 부하직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그 어려운 실천이
팔로워를 또다른 리더로 키울 수 있다.
지금 우리 조직의 임원, 팀장, 상급자, 리더들은 의견을 내고 있는가, 지시를 하고 있는가? 말하는 쪽에서는 문제의식을 갖기 어렵다. 혹시 당신이 말한 '제안'에 모든 이들이 즉시 "네"라고 말하며 "알겠습니다" "지시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답하지 않았는가? 직원들은 자신의 제안 따위는 언제나 그랬듯이 수정될 것이라는 무기력감,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 연속된 실패가 누적된 패배의식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때는 이 말을 떠올리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일하고 싶고 잘하고 싶다. 자율성 속에서 뭐든지 쓸 만한 생각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지시에 수동적으로 또는 방어적으로 "네, 알겠습니다."에서 각자가 수많은 상황에서 "이렇게 하겠습니다"로 먼저 운을 떼는 것만으로 조직이 달라진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산타페함의 성공 비결인 `리더-리더` 모델
'리더-리더' 모델은 조직 멤버 각자가 본인 영역에서 리더가 돼 통제권을 갖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특정 리더의 독단적 결정에 기업이 움직이는 건 용인하지 않는다. 조직이 이 모델에 한 번 익숙해지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리더가 육성되는 장점도 있다. 저자는 리더-리더 모델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들어 보여준다. 예를 들어, 8장 `통제권-리더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충동을 억제하라`는 조언도 건넨다.
초반부 다소간의 비효율을 감수하고서라도 부하 직원이 판단을 내릴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리더` 모델을 따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상황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 <턴어라운드> 본문 중에서
리더가 하면 조직의 분위기가 바뀌는 질문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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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도서로서 이 책을 돋보이게 하는 매력은 저자의 출신에서 나온다. 수직적 조직의 결정체인 군대에서조차 이제 `리더-팔로어` 모델은 잘 들어맞지 않게 된 것이다. 수족처럼 부릴 부하를 찾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스스로 판단하는 책임자를 더 많이 키워야 하지 않을까.
출처 : 박창영 기자, '활기잃은 조직 살리려면…부하를 리더로 키워라', 2020년 6월 26일, 매일경제
오로지 문제를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사람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좌절감 속에서도 일을 멋지게 해내려는 뜨거운 열정의 불씨가 숨어 있었다. 나는 승조원들이 느끼는 고통과 좌절을 직접 몸으로 겪었다. 아침에 출근해서 오늘은 또 어떻게 승조원들의 시간이 허비되고 그들의 재능이 묻힐까를 생각하면 속이 다 뒤집힐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들이 겪는 아픔과 좌절이 나에게 엄청난 행동의지를 불러일으켰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있으므로 그것을 이용하기만 하면 된다. 이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엎겠다고, 반드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굳게 결심했다. 과거에 윌로저스함에서 실패했던 방식을 이번만큼은 꼭 성공시켜야 했다.
- <턴어라운드>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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