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프리IPO’ 성공… 마켓컬리 ‘몸값 4조’에 붙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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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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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이어 하반기에도 2500억 규모 프리IPO 성공
‘과한 밸류 산정’ 지적도…“사업구조 차별화에 힘써야”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가 서울 논현동 마켓커리 사옥에서 사진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원조 마켓컬리가 내년 상장을 앞두고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로 인정받은 컬리의 몸값은 4조원 안팎. 지난 7월 인정받은 2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4개월 새 50% 가까이 몸값이 오른 셈이다. 컬리의 프리IPO를 두고 향후 상장에 탄력이 붙었다는 전망과 과도하게 산정된 기업가치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두 번의 프리IPO 성공 마무리, 기업가치 두 배로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지난달 30일 총 2500억원(주당 10만원) 규모의 프리 IPO를 유치하고 컬리 주요 주주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공지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두 번의 프리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번 투자에는 장기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해외 롱펀드와 국내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컬리는 유치 자금을 물류 인프라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컬리는 두 번의 투자유치를 통해 몸값을 크게 올렸다. 지난 7월 2254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로 산정된 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 이번엔 4조원 안팎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업계에선 이번 프리IPO까지 성공하면서 내년 상반기로 예상된 컬리의 기업공개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컬리 창업주인 김슬아 대표는 K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최초로 첫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이 순탄하게 마무리되면 컬리의 시가총액은 5조원대를 크게 상회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다만 컬리 행보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일각에선 기업가치, 몸값의 수치화보다 상장 레이스를 끝까지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공모가가 얼마로 산정됐는지 상장 직후 흥행이 얼마나 될지, 얼마나 많은 자금이 유입될 지가 향후 컬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한 요소라는 설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프리IPO는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주로 컬리와 같은 이익미실현 기업들이 프리IPO 투자와 과한 밸류 산정을 구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실적 근거가 없어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자연스럽게 공모가가 높아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프리IPO 투자자가 자금회수(엑시트)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과한 가치가 형성되고 이는 공모가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상장 후 주가 하락은 불보듯 뻔하고 결국 개인투자자만 손해를 보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장 후 컬리 자체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컬리는 2015년 ‘신선식품 샛별배송’이라는 콘셉트로 성장했지만 이후 이커머스 기업들이 너도 나도 신선식품 배송에 뛰어들면서 컬리만의 경쟁력이 희석된 상황이다.

적자폭도 크게 늘었다. 창립당시 29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9530억원으로 크게 뛰었지만 적자폭 역시 커졌다. 2018년 337억원, 2019년 910억원에 이어 지난해 영업손실은 1163억원을 기록했다. 설립 후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만 2700억원에 달한다.

사업구조 차별화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최근 행보는 기존 사업모델을 따라가기 바쁘다는 지적이 나온다. 컬리는 지난 9월 오픈마켓 서비스 진출했고 ‘컬리페이’(가칭)와 같은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 구축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점점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버리고 기존 충성고객까지 빠져 나가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영속성 있을 만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서 키워야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상장 후에도 적자만 커질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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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M 신사업기획실 실장. 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와 함께 만드는 인플루언서 웹 매거진 ‘KLOUT’ 콘텐츠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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