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아이도 ‘사이버 불링’ 이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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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04.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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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샘의 ‘미디어가 왜요?’
유럽연합의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 네트워크인 ‘디지리티’는 아이가 6~8살이 되면 ‘사이버 불링’ ‘온라인 그루밍’의 위험성에 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칼럼에 이어 디지털 미디어 생활 지도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유럽연합의 유아·어린이 디지털 리터러시 연구 네트워크인 ‘디지리티’(DigiLitEY)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누리집(digilitey.eu)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에는 8살 이하 아이들의 미디어 이용 경험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이와 관련한 규칙을 함께 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나와 있었지요. 오늘 소개할 나머지 세 가지 가이드라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보호자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디지털 활동을 하나 정하여, 활동 과정에서 아이가 경험하는 것에 관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학습해 나갈지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부모 등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한 단계이지요. 디지털 경험 역시 아이가 홀로 시작하도록 내버려두기보다는, 성인 보호자나 부모가 함께 활동을 시작해보면서 건강한 디지털 생활의 초석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은 강조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아동용으로 적절하다고 추천한 앱을 같이 써보거나, 인스턴트 메신저를 하나 정한 뒤 함께 사용해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에게 “이건 이렇게 써봐. 그건 저렇게 해봐야지”라는 등 디지털 미디어 사용법을 알려주고 지도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활동 과정에서 아이가 느끼는 바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를 심리적, 정보적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둘째,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온라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디지리티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아이가 몇 살인지 나누어 부모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요. 5살까지는 아이가 안전하지 못한 웹사이트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부모가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디지털 미디어를 접하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어른에게 와서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아이가 6~8살이 되면 특정인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적으로 따돌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인 ‘사이버 불링’, 여성이 피해자로 노출되기 쉬운 사이버 불링의 유형인 ‘온라인 그루밍’ 등 아이들과 좀 더 구체적인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디지리티 가이드라인에서는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이 경험하는 디지털 환경의 특징은 무엇인지, 어떠한 방향으로 바뀌어가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경험하는 긍정적 기회를 확장하고 위험을 줄여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디지리티의 가이드라인에서는 이 과정에서 부모 혼자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부모 및 보호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세상에 태어나 자라는 ‘디지털 네이티브’(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라 불리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어떤 교육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부모님들의 고민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디지리티의 가이드라인이 보여주듯 부모이자 보호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아이에게 디지털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와 같이 디지털 환경을 경험하고, 그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두 손을 잡고 “하나, 둘, 하나, 둘” 천천히 걸음마를 도와주듯 시작해봅시다. 달콤한 열매가 될 수도 있고, 불편한 지옥이 되기도 하는 디지털 세상, 우리 아이가 디지털 환경에 안전한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보호자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아미 ㅣ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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